5월 한 달 동안의 때이른 무더위는 전국 곳곳에서 기상관측 기록을 다시 쓰게 했다.
기상청이 우리나라 기후값을 산출하는 전국 45개 대표지역에서 5월 동안 폭염특보(6~9월 적용) 발령 기준이 되는 최고기온 33도를 넘은 날 수는 모두 58일로, 전국 기상관측망이 완성된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지금까지는 2000년이 23일로 최다였고, 2010년부터 3년 동안은 하루도 없었다.
31일 대구의 수은주가 37.4도까지 치솟아 1907년 대구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5월 기온으로는 가장 높았다. 또 45개 대표지역 가운데 수원·춘천·원주·속초·청주·제천·영주·천안·서귀포 등 19개 지역에서 각 지역별로 5월 최고기온 기록을 새로 썼다.
밤에도 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열대야 기록도 경신됐다. 제주에서 27일 밤 최저기온이 25.3도를 기록하며 열대야 현상을 보인 것을 시작으로, 강릉에서도 29일과 31일 열대야가 나타났다. 5월에 열대야가 기록된 건 1973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달 이어진 고온 현상은 제주도 남쪽에 형성된 고기압의 영향으로 따뜻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된데다, 날씨가 맑은 날이 많아 낮 동안 강한 햇볕이 내리쬔 탓이란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때이른 무더위는 2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며칠 주춤하지만 곧 다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6월은 평년보다 무덥고, 7~8월은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보일 것”이라고 예보한 바 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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