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바티칸미술관의 출입구로 쓰이는 달팽이 모양의 아름다운 나선층계입니다. 이 건축은 주세페 모모가 1932년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 오르비에토 있는 깊이 약 62미터 우물의 나선형 층계에서 착안해 설계했습니다. 미술관 층계의 본이 된 우물은 1527년 독일 용병의 로마 점령 때, 적을 피해 오르비에토로 피신한 교황 클레멘트 7세가 시민들의 안정된 식수 공급을 위해 계획하고 건축가 안토니오 다 상갈로 조바네가 완성했습니다. 적의 공격 위협과 가뭄 속에서 시민들이 우물 천장을 통해 떨어지는 아름다운 빛을 등에 지고 생명수를 구하러 층계를 내려갔다면, 바티칸 미술관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 창조와 최후의 심판 등 세기의 작품을 둘러 본 관광객들은 무엇을 구하러 층계를 내려갈지 궁금해집니다. 바티칸/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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