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코 도마뱀. 사진 인터넷 캡처
‘무중력 생식 실험’ 위해 우주로 간 파충류 대원들
5마리 모두 숨진 채 귀환…전문가들 원인 규명중
5마리 모두 숨진 채 귀환…전문가들 원인 규명중
[지구촌 화제]
무중력 우주 공간에서의 ‘생식 행태 실험’을 위해 우주로 보내졌던 게코 도마뱀 5마리가 모두 죽은 채 지구로 귀환했다.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1일 “지난 7월19일 발사됐던 포톤-엠 위성의 착륙장비가 러시아 오렌부르크 지역으로 귀환했다”며 “하지만 5마리의 파충류 대원들은 항해 도중 모두 숨진 상태로 돌아왔다”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러시아는 무중력 공간이 동물의 섹스 행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게코 도마뱀 암컷 4마리와 수컷 1마리를 위성에 장착된 실험실에 실어 쏘아올렸다. 과학자들은 게코 도마뱀이 끈끈한 발로 무중력 공간에서도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게코 도마뱀들이 몰살한 원인은 일단 온도조절장치 손상으로 인한 추위 때문으로 보인다고 이번 실험에 참여한 한 전문가가 밝혔다. 이 전문가는 “게코 도마뱀들이 얼어붙은 상태였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는 온도조절장치 고장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코 도마뱀들이 항해 중 어떤 시점에 죽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라 상태만으로 언제 죽었는지를 판단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방우주청은 “전문가들이 게코 도마뱀들이 죽은 시점과 상황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코 도마뱀과 함께 우주로 보내졌던 ‘과일 파리’들은 모두 살아남아 번식한 채 무사 귀환했다. 이들은 중력과 자외선의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함께 실어 보냈던 버섯, 씨앗 등과 함께 연구실로 옮겨져 추가 조사를 받게 된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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