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지구 대기속 농도가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00ppm에 턱 밑까지 도달했다.
기상청은 12일 2013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가 396ppm을 기록했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발표를 전했다. 세계기상기구의 이번 발표는 전 세계 124개 관측소의 자료를 이용해 산출한 결과다.
기상청은 지구 북반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4년 4월에 이미 평균 400ppm을 넘어섰으며, 이런 추세면 2014∼2015년에 전 지구가 평균농도 400ppm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직전 280ppm대에 머무르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 증가에 비례해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이에 따라 지구의 평균 온도도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9월 발표된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의 제5차 기후변화평가보고서를 보면, 지구 온난화에 따라 지구 평균기온은 20세기에 들어선 이후 112년간 0.89℃ 오른 상태다.
지구 대기속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현재의 화석연료 사용 추세를 볼 때 예정된 경로다. 아이피시시는 인류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 없이 화석에너지를 계속 사용할 경우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936ppm까지 치솟지만,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하더라도 이번 세기 말이면 421ppm에 이를 것이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을 넘어서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21세기 초반에 400ppm선을 돌파하는 상황은 지구 기온이 더욱 급속히 상승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 가까와지는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이대로면 국제사회가 합의한 지구 평균 온도 상승 억제 목표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 2010년 제16차 유엔 기후변화당사국총회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과 견줘 2℃ 이상 높아지는 것을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돌입하는 전환점으로 보고,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이내에서 억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기상청은 충남 안면도의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대표 측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2년에 이미 연평균 400.2ppm으로 400ppm대를 돌파했으며, 2013년엔 402.4ppm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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