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개스킷 선정 지침 정해
지난해 1월27일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유독성 불산 용액이 누출됐다. 노동자 1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사고는 배관 연결부 개스킷에서 시작됐다. 개스킷은 배관과 배관 사이 연결부에 끼워넣어 조이는 얇은 금속이나 고무로, 배관 속 물질이 연결부 접촉면을 통해 새나가는 것을 막는 기능을 한다.
개스킷은 배관으로 지나가는 물질과 직접 닿기 때문에 내용물의 특성에 따라 재질이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공단의 ‘가스킷 선정 지침’은 배관 내부 온도와 압력 등 물리적 특성만 세부적으로 고려하고 있을 뿐 내용물의 화학적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 관계자는 “개스킷 관련 기존 지침에는 취급물질과의 반응성, 부식성이 고려되지 않아 현장에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대기업들은 그나마 해외 기준을 참고한 내부 기준을 만들어 운영했지만, 자체 기준이 없는 중소업체들에서는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았다”고 말했다.
환경부 화학물질안전원이 4일 뒤늦게 개스킷의 재질과 종류 선정, 설치 관리 등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한 이유다.
화학물질안전원의 새 지침은 배관 속 물질을 부식성(염산·황산·질산 등), 독성가스(암모니아·염화수소·불산 등), 오일계(벤젠·톨루엔 등) 등 6종으로 구분해 개스킷 재질을 선택하도록 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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