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폐쇄’ 위해 뭉쳤다

부산 지역 진보·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 등이 두루 참여한 고리1호기 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가 10일 공식 발족했다.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이 단체 발족식에서 회원들이 고리1호기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진보·보수 120개 단체 운동본부 출범
“수명 재연장 반대…즉각 폐쇄해야”
부산시도 시민단체 운동에 힘실어

부산의 진보·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들이 손을 잡고 고리 원전 1호기의 수명 연장을 막기 위한 운동본부를 공식 출범시켰다. 부산시도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고리 원전 1호기의 폐쇄를 공약한 서병수 시장의 뜻에 따라 힘을 보태기로 해, 고리 1호기 폐쇄 운동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리 원전 1호기 폐쇄 부산범시민운동본부는 10일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수명이 끝난 고리 원전 1호기를 즉각 폐쇄하라”고 촉구했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2007년 30년 설계 수명을 다했으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10년 연장 허가를 받아 2017년까지 가동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고리 1호기 폐쇄 운동에 힘을 실어줬다. 정경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리 원전 1호기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공약처럼 폐쇄돼야 한다는 것이 부산시의 공식 입장이다. 폐쇄 결정권은 정부에 있지만 부산시가 방관하지는 않겠다. 시민단체가 지속적으로 폐쇄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올해 6월 다시 고리 1호기 수명을 10년 더 연장해 달라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산에서 고리 1호기 폐쇄 운동은 진보 성향의 시민사회단체가 주로 가입한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가 주도했다. 시민대책위는 1차 수명 연장이 끝나는 2017년께 고리 1호기를 폐쇄하려면 진보·보수를 떠나 모든 시민이 함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부산범시민운동본부에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바르게살기운동 부산광역시협의회 등 120여곳이 참여했다.

부산의 시민단체들이 두루 고리 1호기 폐쇄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대피령이 내려졌던 ‘원전에서 반지름 30㎞’ 안에 부산·울산·경남의 주민이 350여만명이나 살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부터 고리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1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다음달 7일엔 부산 중구 광복로를 출발해 부산역까지 거리행진을 벌이고, 5월9일엔 부산에서 고리 1호기 폐쇄를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열기로 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