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한국 원전 정보공개 사이트 ‘나쁜 원전 이야기’ 화면.
그린피스, 국내 원전 사건·사고 정보 누리집 열어
“가장 심각한 위험은 ‘비리’…시민 제보 환영”
“가장 심각한 위험은 ‘비리’…시민 제보 환영”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4주기를 맞아 원전 사건·사고 이슈를 모은 정보공개 누리집(‘나쁜 원전 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린피스는 9일 “시민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원전 관련 사건사고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데다, 전문용어가 많아 시민들이 원전 위험성을 체감하기 쉽지 않아 사이트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누리집은 2012년 1월부터 일어난 △안전문제 33건 △비리 89건 △고장 및 사고 42건 등 세 분야를 다루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비리’ 분야다. 그린피스는 “2012년 5월부터 2014년 7월까지 유죄판결이 내려진 1심 판결문에서 사안의 중요도를 평가하고, 유의미한 통계를 산출했다”며 “사건의 성격으로 나누면 ‘뇌물수수 및 향응’이 89건 중 51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선임캠페이너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만연한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뽑은 부사장조차 3개월 만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며 “부패한 원전 업계에 5000만 시민의 안전이 달려있는 게 현재 한국 원전 운영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일본 후쿠시마 사고 국회조사보고서는 원전 사고에 대해 정부와 규제기관, 사업자의 결탁과 공공경영의 부재에 따른 명백한 인재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누리집은 잊지 말아야 할 원전 이슈 10가지도 뽑아 원전의 위험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또 한국 원전 현황과 세계 최악의 원전 밀집도, 방사선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등 원전 문제점을 다양한 관점으로 시각화한 인포그래픽도 볼 수 있다. 이 내용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원전안전운영정보시스템(OPIS)’ 같은 정부 공식사이트는 물론 언론 보도, 원전 비리 사건 판결문, 국내외 시민단체의 성명서 등 흩어져있는 정보를 한데 모아 분석하고 분류한 것이다.
한편, 시민이라면 누구나 ‘나쁜 원전 이야기’ 누리집에서 원전 사고 및 고장, 비리 등을 제보할 수 있다. 제보 내용은 비밀이 보장되며 실시간으로 캠페이너에게 전달된다. 장 캠페이너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담보해야 하는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 등 최근 여러 사고 및 비리가 외부 제보를 통해 알려졌다”며 “‘나쁜 원전 이야기’는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고 의견과 제보를 받아 시민 안전을 지키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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