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곤충 ‘초록하늘소‘가 29년 만에 경기도 포천시 광릉숲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초록하늘소의 모습. 국립수목원 제공
1986년 이후 광릉숲에서 다시 발견
희귀 벌레인 초록하늘소가 29년 만에 광릉숲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산림청은 초록하늘소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3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최근 광릉숲 생물권 보전 지역에서 곤충 조사를 하다가 희귀 곤충인 초록하늘소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는 1986년 잡힌 뒤 처음”이라고 밝혔다. 초록하늘소는 1884년 영국 곤충학자 베이츠가 일본산 표본으로 처음 학계에 보고했다. 국내에서는 일본학자 사이토가 1932년 경주 불국사에서 표본을 채집해 처음 알려졌다. 그 뒤 서울, 경기, 시흥, 수원, 포천, 대구 등지에서 보고됐다.
초록하늘소는 몸에 전체적으로 광택이 있는 녹색을 띤다. 날개의 양 바깥 가장자리는 붉은 빛, 더듬이와 다리는 푸른 빛을 띤 남색이며 광택이 있다. 한국에서 사는 초록하늘소는 애벌레 때 주로 단풍나무 속에서 나무속을 갉아먹다가 어른벌레가 되면 참나무류의 수액을 먹고 산다. 어른벌레는 6~7월 사이 활동하며 오전에는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비행하고, 오후엔 단풍나무 잎 위에 앉는데, 알을 낳을 장소를 찾는 행동이라고 한다.
광릉 국립수목원은 2300헥타르로 남한 전체 면적 997헥타르의 2.2%에 불과하나, 보고된 벌레의 종은 3925종으로 국내 보고된 곤충 1만4188종의 27%에 이를 만큼 종 다양성이 크다. 광릉숲에 사는 전체 생물 종은 6100여종이다. 지난 2010년에는 국내에서 네번째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됐고, 국내에서 단위 면적당 생물 종 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초록하늘소를 천연기념물이나 특별산림보호대상종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기초 연구에 노력하고, 광릉숲의 생물권 보전 지역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희귀곤충 ‘초록하늘소‘가 29년 만에 경기도 포천시 광릉숲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초록하늘소의 모습. 국립수목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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