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환경연 보고서 분석
탑승객 과다 추정 수익 1451억 늘려
실제로는 30년간 229억 적자
“경제성 조작 감사원서 감사해야”
탑승객 과다 추정 수익 1451억 늘려
실제로는 30년간 229억 적자
“경제성 조작 감사원서 감사해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경제성 분석 보고서가 이미 드러난 할인율과 탑승요금 조정 말고도 최대 탑승인원과 실제 운행 가능 일수를 고려하지 않는 방법으로 경제성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파껍질 벗겨지듯 ‘경제성 부풀리기’ 관련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28일로 예정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의 사업 심사를 중단하고 경제성 분석 과정을 감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20일 “양양군이 지난달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설악산 케이블카 경제성 분석 보고서를 검토해보니, 분석 과정에 설악산의 월별 탐방객 비율과 케이블카 최대 탑승인원, 케이블카 운행 가능 일수 등을 고려하지 않아 개통 이후 30년간 탑승객의 59%인 909만명가량 과다 추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양양군 방문객의 6.65%가 케이블카를 탄다는 가정 아래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개통 30년째가 되는 2047년의 케이블카 탑승객을 106만1121명으로 추정했다. 전체 탑승객의 55.57%가 방학철인 8월에 몰리는 월별 탑승 패턴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58만9707명이 8월 탑승객이 되는 셈이다. 하지만 설악산 케이블카의 시간당 최대 수송능력은 825명이어서, 하루 10시간씩 31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운행해도 한달 최대 탑승객은 25만5750명을 넘을 수 없다. 결국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추정한 2047년 케이블카 탑승객은 8월 탑승객만 해도 33만3957명이 과다 추정됐다는 계산이다.
환경부에 제출된 양양군의 ‘설악산국립공원 공원계획 변경안’을 보면 설악산 케이블카는 강풍에 의한 운행중지 일수 45일과 정기휴무, 안전 정비 등으로 연간 259~274일만 운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심상정 의원이 확인한 결과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경제성 분석은 이런 운행중지 기간을 따로 고려하지 않고 365일 연간 탐방객 수를 적용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제시한 30년간 총 탑승객 2450만3155명 가운데 909만7558명이 이런 방식으로 과다 추정돼 1451억원의 수익이 부풀려져,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서 30년간 1221억원의 흑자가 나리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추계와 달리 실제론 229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게 된다는 게 심 의원의 분석 결과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관계자는 “탑승 인원과 운행일수 같은 기술적 부분은 양양군에서 제시한 자료를 근거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해서 반영했고, 심 의원실의 분석은 접근 방식이 달라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설악산 케이블카는 “국립공원과 멸종위기종 서식지 훼손 등 환경적으로 용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제성 기준으로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경제성 분석이 어떻게 조작됐는지 감사원에서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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