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타당성조사 첫 분석보고
“편익 2~4배 과대추정 가능성”
“편익 2~4배 과대추정 가능성”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가운데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대상으로 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사실상 조작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국회 연구기관의 평가보고서가 나왔다. 4대강 사업 부실시공과 수질 악화 등에 대한 지적은 감사원 감사를 포함해 여러 차례 있었으나 예비타당성조사를 파헤친 보고서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4일 발표한 ‘생태하천 사업 평가’ 보고서에서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살리기 대부분의 사업을 재해 예방 사업이라는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했으며, 예비타당성조사를 수행한 8개 생태하천 조성 사업에 대해서도 편익을 과대 추정함으로써 경제적 타당성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 중 생태하천 조성 사업은 하천 생태계 회복, 친수시설 설치 등을 명분으로 이명박 정부가 2조1700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한강 51곳, 낙동강 52곳, 금강 41곳, 영산·섬진강 10곳 등 154곳에서 진행했다. 당시 한국개발연구원은 154개 사업 가운데 한강 하중도지구, 낙동강 금호지구 등 8개 사업에 대해 편익-비용 분석과 정책성 분석을 종합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한 뒤 모두 타당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예산정책처가 당시 조사 자료 등을 확인해보니, 생태하천 사업은 사업지 인접 주민들에게 주로 혜택을 주는데도 한국개발연구원이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편익 설문조사를 수행해 편익이 과대 추정됐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은 특히 사업비를 부담할 의사를 묻는 설문에 “이미 낸 세금으로 충당하라”거나 “판단할 정보가 없다”고 답한 평균 26.4%의 응답자를 ‘응답 거부’로 분류해 분석에서 제외하는 방법으로 사업비 부담에 동의하는 응답자 비율을 끌어올렸다. 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이런 방식으로 편익이 2~4배 과대 추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점들을 반영할 때 예비타당성조사가 수행된 8개 생태하천 조성 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