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8일 낙동강 녹조의 모습. 대구/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남조류에서 유래하는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건수 2013년 1건→올해 50건
심상정 “4대강 사업 이후 수질 악화”
검출 건수 2013년 1건→올해 50건
심상정 “4대강 사업 이후 수질 악화”
낙동강 주변 정수장에 상수도 원수로 공급되는 낙동강물에서 인체에 치명적인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9일 환경부가 제출한 ‘낙동강 주요 정수장 독성 검사와 정수 수질검사 결과’ 자료를 근거로, “취수장의 원수에서 마이크로시스팀 검출 건수가 증가하고, 낙동강 하류 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속의 발암물질 총트리할로메탄 검출량도 4대강 사업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심 의원한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환경부가 낙동강의 상수도 원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출한 횟수는 2013년 1건이었으나, 지난해 41건으로 크게 늘고, 올해는 다시 50건으로 증가했다. 취수장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창원시 칠서취수장·김해시 창암취수장·부산시 물금취수장 등 7곳에서 검출돼, 11곳이던 2014년에 비해 4곳 줄었다. 하지만 한 번 검출된 취수장의 검출 빈도가 지난해보다 잦아지는 바람에 낙동강 전체 검출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남조류에서 유래하는 독소로 특히 간 건강에 치명적인 것으로 보고돼 있는데, 원수를 정수장에서 처리한 수돗물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정수가 끝난 물을 대상으로 한 수질검사 결과를 보면, 하류지역 10개 정수장 가운데 창원 칠서정수장을 비롯한 9개 정수장에서 발암물질인 총트리할로메탄 검출량이 4대강 사업 이전(2005년 1월~2009년 12월) 평균 23.2㎍/L에서 4대강 사업 이후(2013년 1월~2015년 7월) 평균 29.1㎍/L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트리할로메탄은 정수 과정에서 소독제로 투입되는 염소가 원수 속의 유기물질과 반응해 만들어지는 소독 부산물로, 수돗물 기준치는 100㎍/L이다.
심상정 의원은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모든 구간이 녹조대란을 겪어 상수도 원수에선 독성물질이, 정수된 수돗물에선 발암물질이 증가하고 있다”며 “원수가 나쁘면 수돗물도 나빠진다는 상식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4대강 보의 상시 개방은 물론 보 철거와 같은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9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녹조 전문가와 공동 조사 결과, 4대강에 번지고 있는 녹조는 ‘마이크로시스티스 에르기노사’라는 강한 독성을 가진 남조류로 밝혀졌다”며, 정부에 “보의 수문을 개방해 적극적인 녹조사태 해결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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