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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독립운동도 날 받아놓고 한 게 아니다”

등록 2015-12-17 16:36수정 2015-12-17 18:46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자간담회
“단일 국책사업에 대한 최대의 주민저항”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려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그동안 투쟁에 함께 해온 이들이 모여 활짝 웃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려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그동안 투쟁에 함께 해온 이들이 모여 활짝 웃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0년이나 갈 줄 알았으면 처음에 시작했겠습니꺼?”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든 ‘할매’ 김영자 밀양 상동면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총무는 “어떻게 사람들이 10년이나 싸웠느냐고 묻는다.”라며 이렇게 답하다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그런데 독립운동도 (끝날) 날 받아놓고 한 게 아니지 않느냐 우리가 이야기했심더.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함께 해준 분들의 연대가 아니었으면 우리도 절대 그리 못싸웠지요.”라며 ‘동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밀양 송전탑 투쟁의 ‘야전사령관’ 으로 불리는 한옥순 할머니(앞줄 오른쪽)가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도착해 투쟁을 함께 한 이애령 수녀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밀양 송전탑 투쟁의 ‘야전사령관’ 으로 불리는 한옥순 할머니(앞줄 오른쪽)가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도착해 투쟁을 함께 한 이애령 수녀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임출 할머니(오른쪽)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왼쪽)을 비롯해 투쟁을 함께 해준 시민, 활동가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임출 할머니(오른쪽)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왼쪽)을 비롯해 투쟁을 함께 해준 시민, 활동가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김영자 밀양 상동면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총무(오른쪽 끝)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0년이나 갈 줄 알았다면 처음에 시작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자 참가자들이 함께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김 총무는 이어 "그러나 독립운동도 (끝날) 날 받아놓고 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우리들은 이야기했다. 그동안 함께 해준 분들의 연대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김영자 밀양 상동면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총무(오른쪽 끝)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10년이나 갈 줄 알았다면 처음에 시작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하자 참가자들이 함께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김 총무는 이어 "그러나 독립운동도 (끝날) 날 받아놓고 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우리들은 이야기했다. 그동안 함께 해준 분들의 연대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2005년 신고리 핵발전소에서 북경남변전소를 잇는 송전선로 건설에 반대하며 ‘밀양 투쟁’은 시작됐다. 한국전력은 12차례 시도한 공사가 무산되자 2014년 6월 경찰을 투입해 반대 주민들을 막고 공사를 강행했다. 공사에 항의하며 마을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마을주민·활동가 등 383명이 사법처리를 받았다. 현장 응급후송 사례는 100건이 넘는다. 이계삼 밀양대책위 사무국장의 말처럼 “단일 국책사업에 대한 주민의 저항으로는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진, 최대의 저항”이라고 할 만하다. 경찰을 앞세워 들이닥친 한전은 기어이 송전탑을 세웠고, 그 일에 가담한 이들은 성공을 자축하며 승진 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말하는 듯 주민들의 표정에는 밝은 웃음이 넘쳤다.

이계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맨오른쪽)이 참가자들 소개를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최근 그는 녹색당의 제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돼 정치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계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사무국장(맨오른쪽)이 참가자들 소개를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최근 그는 녹색당의 제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돼 정치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고리1호기 폐쇄 결정도 우리의 승리요, 우리 사회에 탈핵 화두를 던진 것도 장기적 성과”라고 조목조목 짚어내는 밀양 할매, 할배들. 10년의 세월 동안 투사로 변한 그 얼굴에는 주름과 검버섯이 늘었지만 연대해 온 이들과 해후하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함께 모인 이들이 외쳤다.

“우리는 승리하였다!”

밀양 투쟁 10년을 기념하는 문화제가 오는 26일 밀양시 삼문동 문화체육회관 일대에서 열린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남우 부북면대책위원장아 지난 투쟁을 회고하던 중 북받치는 울분에 벌떡 일어나 발언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남우 부북면대책위원장아 지난 투쟁을 회고하던 중 북받치는 울분에 벌떡 일어나 발언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투쟁 현장에서 먹거리를 챙기고 때로는 용돈도 쥐어주는 보살같은 어머니로 알려진 상동면 고정마을 김영순 할머니가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손팻말을 든 채 침통한 표정으로 참가자들의 투쟁 회고를 듣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투쟁 현장에서 먹거리를 챙기고 때로는 용돈도 쥐어주는 보살같은 어머니로 알려진 상동면 고정마을 김영순 할머니가 ‘밀양 송전탑 투쟁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손팻말을 든 채 침통한 표정으로 참가자들의 투쟁 회고를 듣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0년 투쟁을 이끌어온 ‘교장선생님 같은 분’으로 소개된 고준길 할아버지가 침통한 표정으로 참가자들의 투쟁 회고를 듣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10년 투쟁을 이끌어온 ‘교장선생님 같은 분’으로 소개된 고준길 할아버지가 침통한 표정으로 참가자들의 투쟁 회고를 듣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보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왼쪽부터)과 민선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가 ‘밀양송전탑반대투쟁 백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보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왼쪽부터)과 민선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가 ‘밀양송전탑반대투쟁 백서’를 소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택용 사진가가 밀양 투쟁 10년을 기록한 사진집 작업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정택용 사진가가 밀양 투쟁 10년을 기록한 사진집 작업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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