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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한겨울 낙동강 물고기 이례적 ‘떼죽음’

등록 2016-02-14 19:24수정 2016-02-15 15:36

지난 11일 경상북도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 낙동강 칠곡보 하류 1㎞ 지점 강 오른쪽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강준치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지난 11일 경상북도 칠곡군 약목면 관호리 낙동강 칠곡보 하류 1㎞ 지점 강 오른쪽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강준치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칠곡보 하류 강준치 57마리 폐사
뱃속 가득찬 기생충 탓인듯
환경단체쪽 “4대강 사업 부작용”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최근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 수십마리의 집단 폐사체가 발견돼 환경부가 원인 규명에 나섰다. 물고기 떼죽음은 4대강에서 여름철에 종종 있었지만 한겨울에 나타나기는 이례적이다.

물고기 폐사를 처음 확인한 대구환경운동연합은 14일 “한겨울에까지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한 것은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이 점점 심화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 유제철 청장은 이날 “설 연휴 직후인 지난 11일 칠곡보 하류에서 강준치 57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해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조만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주로 산소 고갈이 원인이 되는 물고기 폐사는 ‘윈터 킬’(winter kill)이라는 용어가 말해주듯 겨울에도 드물지만 발생하기는 한다. 하지만 이번 폐사는 수질보다는 기생충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3일 현장 조사를 한 경상대 의대 기생충학·열대의학교실 손운목 주임교수는 “죽은 물고기 10마리 가운데 30㎝ 크기의 강준치 뱃속은 길이가 45㎝가량 되는 ‘리굴라’(ligula)라는 촌충 6~7마리로 꽉 채워져 있었고, 나머지 물고기들도 배에 구멍이 뚫려 있어 촌충들이 숙주가 죽자 빠져나간 듯했다”며 “기생충이 뱃속에 꽉 차 장기를 압박한 것이 사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새를 최종 숙주로 하는 촌충의 일종인 ‘리굴라’(ligula)가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강준치의 배를 뚫고 나온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새를 최종 숙주로 하는 촌충의 일종인 ‘리굴라’(ligula)가 낙동강 칠곡보 하류에서 죽은 채 발견된 강준치의 배를 뚫고 나온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손 교수는 “새를 최종 숙주로 삼는 리굴라는 새의 분변을 통해 알 상태로 물속에 들어오기 때문에 자신이 감염시킨 물고기를 물이 얕은 곳으로 유도해 새들에게 잡아먹히기 쉽게 만들지만, 숙주를 직접 죽이는 경우는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죽은 물고기는 11일까지 확인한 것만 92마리이고 물 속에 가라앉은 것들을 포함하면 더 많다”며 “기생충이 원인일지라도 4대강 사업이 준설과 보 건설로 하천의 생태환경을 급변케 한 부작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사진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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