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5일 “지난 2월 소백산에 방사한 여우 한 마리가 한달여 전에 새끼 세 마리를 낳은 것을 무인센서 카메라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반달가슴곰·산양 등 출산 이어
야생 여우가 새끼 낳은 것은 처음
짝지어 방사한 8마리 중 한 마리
나머지 쌍들도 출산 확률 높아
“종복원 사업 가능성을 보여줬다”
야생 여우가 새끼 낳은 것은 처음
짝지어 방사한 8마리 중 한 마리
나머지 쌍들도 출산 확률 높아
“종복원 사업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백산에 야생 방사한 여우가 새끼 세마리를 낳았다. 방사한 여우가 야생에 적응해 새끼를 출산하기는 처음으로, 여우 종복원사업에 파란불이 켜졌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5일 “지난 2월 소백산에 방사한 여우 한 마리가 한달여 전에 새끼 세 마리를 낳은 것을 무인센서 카메라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2012년부터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여우의 복원사업을 벌여 지금까지 32마리를 방사했다. 그동안 종복원기술원이 방사한 지리산의 반달가슴곰, 월악산의 산양 등이 자연 출산에 성공했지만, 방사한 야생 여우가 새끼를 출산하기는 처음이다.
이들 새끼 여우는 지난 3월말께 태어나 생후 30여일이 지났으며 몸길이는 20㎝, 몸무게는 400g 정도로 추정된다. 아직 암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에 출산한 어미 여우는 2014년 중국에서 들여와 적응훈련을 한 뒤 올해 2월초에 소백산에 풀어놓은 개체다. 여우는 보통 1~3월에 교미해 55~60의 임신기간이 지나면 자신이나 다른 동물이 판 동굴 또는 나무더미 밑에 200g 안팎의 2~4마리 새끼를 낳는다. 새끼는 열흘 정도 지나야 눈을 뜨고 2주 뒤 사물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5주가 지나야 굴 속에서 나와 돌아다닌다.
송병철 종복원기술원 수의팀장은 “이번에 새끼를 낳은 여우는 짝을 지어 방사한 8마리 가운데 한마리로, 나머지 쌍들도 출산할 확률이 높아 이번 출산은 종복원 사업에 가능성을 보여준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소백산에 방사한 32마리 가운데 13마리는 창애나 올무 등 불법 사냥도구에 희생되거나 병으로 폐사하고 6마리는 적응을 못해 회수해 현재는 13마리만 남아 있다. 이 가운데 1마리는 올해 초 북한으로 넘어간 것이 확인됐고 4마리는 발신기 수신이 안되고 있다. 현재 추적 관리되고 있는 개체수는 올해초부터 짝을 지어 교미한 뒤 방사하는 방식으로 풀어놓은 4쌍 8마리뿐이다.
종복원기술원은 출산한 어미 개체가 외부 위협이나 양육 스트레스를 느끼면 새끼를 죽이는 습성을 고려해 무인센서 카메라를 이용하거나 멀리서 맨눈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새끼 출산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송동주 종복원기술원 원장은 “이번 출산은 소백산 여우 복원사업의 목표인 최소 생존개체군 50마리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포유류에서 육식동물의 경우 한 종이 향후 50년 동안 생존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50마리가 서식해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식동물은 100마리는 돼야 안정적인 개체군을 형성한다. 현재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44마리가 생존해 거의 생존개체군에 근접했다. 월악산 산양도 6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어 안정적 개체군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우 복원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불법 사냥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명예보호원제도를 도입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서식지 보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송 팀장은 “이번에 여우가 새끼를 출산할 수 있었던 것도 주민들이 산에 몰래 설치해놓은 사냥도구를 찾아내 제거하고 불법 산행을 막는 등 보호활동을 벌여 서식지가 안정화한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사진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사진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사진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사진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5일 “지난 2월 소백산에 방사한 여우 한 마리가 한달여 전에 새끼 세 마리를 낳은 것을 무인센서 카메라 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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