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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고등어가 미세먼지 주범’은 오해”…환경부, 뒤늦은 해명나서

등록 2016-06-06 14:35수정 2016-06-06 17:57

고등어. 위키미디어
고등어. 위키미디어
“고등어가 대기중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것은 오해입니다.”

조리 과정에서는 고등어 구이를 할 때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보도자료를 내어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누명을 뒤집어 쓰는 빌미를 제공한 환경부가 뒤늦게 고등어를 위한 해명에 나섰다. 고등어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는 보도가 쏟아지며 국민 생선인 고등어가 부당한 손가락질을 받기 시작한 지 이미 2주가 지난 뒤다.

환경부는 고등어 구이 미세먼지를 다룬 최근의 언론 보도와 관련해 6일 해양수산부, 국무조정실과 함께 낸 설명자료에서 “환경부의 5월23일 보도자료는 건강한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서 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서, 요리시 발생할 수 있는 미세먼지가 실외 대기 중 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까지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대기중 미세먼지가 심각한 상황에서 발표가 나옴에 따라 언론은 물론 국민들께서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오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 이는 당초 발표 의도와는 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고등어 미세먼지 주범론의 빌미가 된 환경부의 지난달 5월23일치 보도자료의 제목은 ‘요리할 때는 꼭 창문을 열고 환기하세요!’다. 조리 과정에 미세먼지를 포함한 실내 공기질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환경부가 ‘주방 요리시 실내공기 관리 가이드’를 제작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배포하기로 한 것을 계기로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요리 중에는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황사나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날과 같이 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구이, 튀김과 같은 요리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 요리를 할 경우에는 우선 주방 환풍기를 사용하여 환기하고, 요리 후에는 잠시 동안 창문을 열어 두는 것이 좋다”고 한 보도자료의 마지막 대목이 환경부가 이 보도자료를 낸 취지를 잘 설명해준다.

언론에서는 이 보도자료에 포함된 고등어 구이 중 미세먼지 발생 조사 사례에 주목했다. 환경부는 보도자료에서 고등어 구이를 할 때 초미세먼지(PM2.5)농도가 2400㎍/㎥으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고등어 다음으로는 삼겹살 1360㎍/㎥에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었다. 환경부가 제시한 이 미세먼지 측정 자료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고등어 구이에 의한 초미세먼지 농도 2400㎍/㎥은 환기가 안되는 밀폐된 실험주택 단 2곳의 주방에서 조사한 결과다. 조리에 의한 실내공기질 오염도는 주방의 면적, 조리 시간, 조리의 강도, 조리하는 식재료의 크기와 양, 사용 연료 등 많은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경부 측정 자료는 대체로 고등어를 구울 때 삼겹살을 구울 때보다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는 경향을 보여줄 뿐, 고등어 구이 때 미세먼지가 ‘매우나쁨’ 수준의 최고 27배나 나온다고 일반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한계점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면서 고등어는 갑자기 미세먼지의 주범이 됐다. 일부에서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미세먼지 1차 배출원만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고등어 구이가 포함된 생물성 연소에서 경유차보다 많은 미세먼지가 나온다며 ‘고등어 미세먼지 주범론’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고등어 구이 이외에 다양한 구이 요리, 찜질방의 숯가마에서 직접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2차 생성 초미세먼지까지 모두 고려한 생물성 연소의 배출원 비중은 수도권과 전국 모두 5%에 불과하다는 것이 배출량 통계와 대기 중 미세먼지 성분 분석 결과까지 종합한 환경부의 설명이다. 수도권 29%, 전국 11%에 이르는 경유차 비중과 비교가 안된다.

환경부가 뒤늦게 고등어에 씌워진 누명을 풀어주는 설명자료를 낸 것은 최근 고등어 소비가 줄고 고등어 가격까지 내려가면서 어민들이 어려움에 처한 때문이다. 환경부와 해수부 등은 6일 설명자료에서 “최근 고등어 가격 하락은 미세먼지 보도와 함께 고등어 금어기 종료로 인한 생산량 증가도 고려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고등어 소비촉진 행사를 추진하고 고등어의 영양학적 우수성 등을 홍보하는 등 고등어 소비 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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