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화학물질 조사, 발암물질 전년보다 12.9% 증가
취급량 줄었는데도 늘어…대량 누출업체, 경위 파악도 안돼
취급량 줄었는데도 늘어…대량 누출업체, 경위 파악도 안돼
유해화학물질을 다루는 전국 공장들이 2014년에 주요 발암물질을 전년보다 12.9% 많이 내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화학물질안전원이 6일 발표한 ‘2014년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결과’를 보면, 유해화학물질을 종류에 따라 1t 또는 10t 이상 취급하는 전국 3524개 사업장이 이 해 배출한 벤젠과 트리클로로에틸렌 등 주요 발암물질 12종은 전년보다 942t 늘어난 1064t으로 파악됐다.
이 배출량 증가는 같은 기간 전국 공장들의 취급량이 2만299t에서 1만9693t으로 3% 가량 감소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발암물질 취급 과정의 관리 부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충남 서산에 있는 석유화학업체인 한화토탈에서는 2013년 9.6t이었던 벤젠 배출량이 2014년에는 세 배가 넘는 29.8t으로 늘어났다. 같은 해 전국 벤젠 배출량 153t의 19.5%에 이르는 막대한 양이다. 하지만 이 업체는 누출 경위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화학물질안전원의 설명이다. 안전원 관계자는 “이 업체에서 2014년 증설을 해 벤젠 취급량을 24.1% 가량 늘린 직후 증설한 시설에 대한 누출 감시가 정확하게 안 됐던 탓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은 아니어서 법적으로 문제삼을 수는 없다고 안전원은 밝혔다. 이 법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는 농도를 기준으로 이뤄진다.
이와 관련해 한화 관계자는 “한화토탈이 증설한 직후인 2014년에는 벤젠 누출량 실측 시스템이 미비해 추정치가 반영됐다. 2015년에 누출 지점까지 파악해 실측한 배출량이 약 14t이었던 것을 보면 2014년 누출량은 과다 계상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금속과 유독물질을 포함한 조사 대상 415개 화학물질 전체 2014년 환경 중 배출량도 5만4261t으로 전년 대비 6.9% 늘었다. 대기 속 배출량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21.6%로 가장 많았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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