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폭염으로 낙동강 전역에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지난 16일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부산지역본부 낙동강통합물센터에서 창녕 함안보의 수문 3개를 열어, 물을 방류하고 있다. 창녕/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최근 4대강에서 점차 짙어지고 있는 녹조가 낙동강 중상류 일부 구간에서는 관측 사상 최악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2012년부터 주 1회씩 측정해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http://water.nier.go.kr)에 공개하는 수질자료를 보면,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설치된 8개 보 가운데 가장 상류에 위치한 경북 상주시 상주보의 물 1㎖당 남조류 세포수는 8월1일 4만3680개, 8일 2만4947개, 17일 1198개로 파악됐다. 8월말까지 남은 2회 측정에서 남조류가 전혀 관찰되지 않는다해도 이달 평균 남조류 세포수는 물 1㎖당 1만3965개가 되는 셈이다. 이는 상주보에서 녹조가 가장 심했던 지난해 6월의 평균 남조류 세포수 9845개를 크게 앞지르는 것이다.
상주보 바로 아래에 있는 경북 의성군 낙단보의 이달 평균 남조류 세포수도 2012년 이후 월평균 최고 기록인 지난해 9월의 1만5352개를 넘어선 상태다.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8월 들어 낙단보에서 확인한 남조류 세포수는 1일 3282개, 8일 8만3277개, 17일 582개였다. 이달 말까지 남은 두 차례 측정에서 남조류 세포수가 추가되지 않는다하더라도 월 평균 세포수는 1만7428개가 된다.
4대강 사업 이전 이 두 지점에서 남조류를 체계적으로 측정한 자료가 없어 4대강 사업 이전과 이후의 녹조 발생 실태에 대한 직접적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낙동강 본류의 중상류부에 해당하는 상주보와 낙단보 구간에서 이처럼 녹조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것은 4대강 사업 이전에서는 없었던 일이라며 보 설치 등의 4대강 사업에 따른 하천 환경 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낙동강에서 확산되고 있는 남조류는 간암 등의 원인이 되는 간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우점종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낙동강물을 상수원수로 쓰는 정수장들에 조류 독소를 처리하기 위한 정수 과정을 강화하도록 했으나, 염소 소독과 같은 정수 처리를 강화하면 할수록 총트리할로메탄(THMs)과 같은 인체에 유해한 소독부산물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하천의 녹조 발생에는 일사량과 수온, 영양물질, 느린 유속 등 4가지가 필수적”이라며 “올 여름 낙동강 중상류에서 남조류가 특히 번성한 것은 폭염의 영향이 크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해 강물의 흐름을 막은 것과, 그러면서도 영양물질인 인 농도는 크게 줄이지 못한 것에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국 보를 열어 강을 강답게 흐르게 하지 않으면 녹조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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