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는 10월에 한반도에 상륙했던 태풍 중 가장 강한 태풍이었다. 애초 예상됐던 것보다 북쪽 진로를 택해 영남 지역에 피해를 남겼다.
지난 3일까지만 해도 차바는 대한해협을 통과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일본 남동쪽 해상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변수였다. 기상청은 5일 “북태평양고기압이 10월 초인데도 강한 세력을 유지해 차바가 평년 진로와 달리 한반도 부근으로 북상하는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제주도 남쪽 해상의 수온이 평년보다 1도 높은 것도 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여기서 상층 편서풍대와 만난 차바는 시속 40㎞로 북상했고, 높은 수온 탓에 위력은 줄지 않았다.
기상청은 “1994년 상륙한 10월 태풍 ‘세스’는 이번 태풍보다 강도가 약했다. 차바가 역대 가장 강한 10월 태풍이었다”고 말했다. 차바는 10월치고는 많은 비를 뿌렸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5일 오후 3시 현재 서귀포에는 267.7㎜, 포항 155.3㎜, 울산 266㎜의 비가 내려 각각 10월 일강수량 최고를 경신했다. 이날 제주의 순간풍속은 초속 47m로 이 지역 관측 사상 두번째로 셌으며, 제주 고산(초속 56.5m)도 세번째를 기록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