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지난 8월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설악산에 서식하는 곰분장을 하고 ‘설악산을 그대로'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위해 강원 양양군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의 식생조사가 엉터리로 작성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환경단체가 모인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문가와 함께 케이블카 2번 지주에 대한 현지 식생조사를 한 결과, 수목량 상당 부분이 누락되고, 훼손에 따른 수목량도 축소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악산국민행동은 지난 13일 오색케이블카 2번 지주 주변의 현지 조사를 진행해 환경영향평가와 비교했다. 실제 조사 결과, 환경영향평가에 기재된 수목량보다 80그루가 많았으며, 훼손 수목량도 기존에 예상된 50그루보다 훨씬 많은 343그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설악산국민행동은 “진입로 정비, 장비 진입, 지형 변경 등으로 주변 계곡부를 중심으로 추가 훼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설악산국민행동은 ‘2일간 40m×40m 방형구 7개소를 2~4인이 조사했다’는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며, 기본적인 사항인 수목 종류와 위치까지 불일치한 것으로 보아 현장조사가 아예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이주장했다.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 오색리 하부 정류장에서 끝청 하단 상부 정류장까지 3.5㎞를 잇는 구간에 설치된다. 지난 7월 양양군이 원주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보고서를 제출해 환경부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지난 4일 양양군에 ‘보완’ 통보를 내려, 보고서 자체를 ‘반려’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와 맞서고 있다 .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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