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자욱한 서울 강남의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올해 들어 미세먼지가 부쩍 짙어진 것은 기상 때문이었다고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밝혔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7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한국대기환경학회 주최로 열린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장 센터장은 이날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지난해 6월3일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특별대책 추진으로 국내 배출량이 일부 감소했음에도 불리한 기상 여건과 국외 영향으로 인해 올해 1~3월 미세먼지 농도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 분석 결과, 초미세먼지로 불리는 PM2.5의 올해 1~3월 전국 평균 농도는 32㎍/㎥으로 2015~2016년 평균 30㎍/㎥에 비해 2㎍/㎥ 증가해 최근 3년중 가장 나빴고, 서울은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일 평균 농도가 51㎍/㎥를 넘은 ‘나쁨’일 수는 8일로 2015년과 같았으나, 지난해(4일)에 비해서는 두 배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나쁨일 수는 14일로 2015년보다 9일, 지난해 보다는 12일이나 급증했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짙어졌지만 올해 미세먼지 국내 배출량은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통해 1~3월 280t 삭감됐고, 1~2월 제조업 가동율 지수도 84.5로 지난해 같은 기간(85.5)과 2015년 같은 기간(87.2)보다 떨어져 산업활동에 의한 미세먼지 배출량도 감소했을 것이라는 게 대기질통합예보센터의 추정이다. 국내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끼치는 중국의 올해 미세먼지 농도도 76㎍/㎥으로 2015년(86㎍/㎥)보다 낮았다. 그러나 나쁨일을 기준으로 한 국내 미세먼지의 국외 요인 기여율은 76.3%로 2015년(72.7%)에 비해 3.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제 국내 배출량이 오히려 줄고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도 2년 전에 비해 낮았음에도 미세먼지 국외 기여율이 높아지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잦아진 원인으로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기상 요인을 지목했다.
이날 발표 자료에서 장 센터장은 올해 1~3월 미세먼지 국외 요인에 영향을 주는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분 일수가 75일로, 2015∼2016년에 비해 각각 8일, 56일 증가해 미세먼지 농도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대기 정체를 일으키는 초속 2m 미만의 미풍이 분 날이 29일로, 2015∼2016년에 비해 각각 16일과 13일 많았던 점, 대기 중 미세먼지를 씻어내리는 강수량이 최근 3년 중 가장 적었던 점도 미세먼지 농도를 짙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했다.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미세먼지 전국 평균 농도를 기준으로 한 5월까지의 고농도 예측일 수는 지난해 4월보다는 다소 적고, 지난해 5월과는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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