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에서 멸종위기종인 장수삿갓조개 국내 최대 개체군과 미기록종인 갯민숭달팽이 2종이 새로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달 서해5도에 대한 생물다양성 종합정밀조사 과정에서 백령도와 대청도에서 장수삿갓조개 12개체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장수삿갓조개는 둥근 삿갓모양의 껍데기를 가진 바다달팽이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장수삿갓조개는 2010년 태안해안국립공원 해역에서 8개체가 발견되면서 태안해안국립공원이 주요 서식지로 알려져 왔다.
이번 조사 중 백령도와 대청도에서는 국내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갯민숭달팽이 ‘오케니아 에키나타(Okenia echinata)‘와 ‘사쿠라에올리스 에노시멘시스(Sakuraeolis enosimensis)’도 처음 발견됐다. 갯민숭달팽이는 껍데기가 퇴화된 바다달팽이로, 백령도와 대청도의 수심 5~10m 바닷속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갯민숭달팽이 사쿠라에올리스 에노시멘시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갯민숭달팽이 오케니아 에키나타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번 조사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매와 2급인 물범, 새호리기, 벌매, 붉은배새매, 조롱이, 검은머리촉새, 무당새 등도 확인됐다. 또 충남 태안에서 2002년 신종으로 보고된 한국 고유종 어류 고려실횟대가 소청도 해역에서 발견됐다.
자원관은 “장수삿갓조개와 고려실횟대는 그동안 충남 태안지역이 북방한계지역이라고 알려졌으나, 서해5도까지 확장됨으로써 이 지역이 남방계와 북방계 생물이 공존하는 곳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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