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가 남극해에서 일본 포경선의 고래 포획을 저지하고 있다. 시셰퍼드 제공
시셰퍼드 코리아가 17일 한국 지부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에는 약 70여명이 참석해 내년 한국에 출범하는 국제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에서 해양환경운동이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1977년 그린피스 출신 폴 왓슨이 창립한 시셰퍼드(Sea Shepard)는 ‘비폭력 직접행동'을 모토로 반포경, 해양동물 보호, 해양환경 보전 등의 활동을 벌여왔다. 2008년엔 미국의 케이블 채널 <애니멀플래닛>의 ‘고래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남극해에서 일본 포경선과 맞서 싸우는 직접행동을 전 세계에 전파한 바 있다. 최근에는 들쇠고래(Pilot whale)를 포획하는 덴마크 페로 제도와 큰돌고래 등을 포획하는 일본 다이지에서 일부 활동가가 연행되는 등 세계적인 시선을 끌었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서소문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시셰퍼드 코리아 준비위원회의 김한민(38)씨는 시셰퍼드 선박에 탑승해 ‘바다의 판다'라고 불리는 바키타돌고래의 보전 활동을 벌인 경험을 이날 들려줬다. 바키타돌고래는 ‘토토바'라는 민어과 물고기를 잡는 그물에 혼획되고 있으며, 현재는 20여 마리밖에 남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김한민씨는 멕시코 연안에 불법 설치된 그물을 걷어내는 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물개와 가오리 그리고 일부 바키타돌고래 사체를 보았다고 전했다.
준비위원회의 김예은(25)씨는 시셰퍼드 코리아가 한국 바다의 다양한 이슈를 찾아내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바다 환경 조사 △해양 교육 △해변 청소 등 보전 활동 △미디어 캠페인 등 자원봉사에 함께할 사람을 모집한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서소문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 시셰퍼드 코리아 설명회에서 김한민씨가 단체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남종영 기자
해양환경운동은 전통적인 환경·동물운동에 비해 ‘글로벌 운동'의 성격이 강하다. 환경운동과 동물운동이 교차하는 부문이기도 하다. 시셰퍼드는 ‘비폭적 직접행동' 원칙에 따라 무국경 지대인 남극해에서 일본 포경선을 저지하고 불법 설치된 그물을 수거하는 등 각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셰퍼드 아시아 총괄대표 게리 스톡스는 이날 “포경은 물론 돌고래 포획 및 전시, 불법 어업 문제 등은 여전히 한국에서 심각한 문제들”이라며 “시셰퍼드 코리아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해 바다 생명을 지키고 보전해나갈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린피스 출신으로 시셰퍼드를 창립한 폴 왓슨은 9척의 선박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해양보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시셰퍼드 제공
해양환경 전문단체로 시셰퍼드 코리아는 국내에서는 핫핑크돌핀스에 이어 두 번째다. 해양운동은 환경운동연합이 2006년 산하에 ‘바다위원회'를 발족해 환경운동적인 시각에서 반포경, 해양투기 방지 활동을 이어온 게 시초다. 2005년 울산에서 개최된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 대응하면서 발전됐다. 그러다 2012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야생방사를 동물단체인 동물자유연대와 핫핑크돌핀스가 제기하면서 해양운동은 급속히 확장하는 추세다. 제돌이 야생방사를 계기로 기존의 주요 환경·동물단체가 돌고래 전시공연 반대운동에 결합했고, 수족관 감금 문제는 환경·동물운동의 주요 의제가 되었다. 그린피스 한국지부도 참치 남획 감시 등을 주요 캠페인으로 전개하고 있다. 동물단체에서는 동물자유연대가 주요 사업으로 수족관 반대운동을 해오고 있다.
시셰퍼드는 한국에서 당분간 ‘준비위원회' 형태로 활동한다. 김한민씨는 “준비위원회를 보강하며 활동해 나가면서 내년 본격적인 출범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셰퍼드는 전 세계 공식 지부가 20곳, 비공식적으로 활동하는 곳도 40곳에 이른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시셰퍼드 문의
seashepherdkorea@gmail.com, https://www.facebook.com/SeaShepherdKR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