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사드 환경영향평가 관련 자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사업이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국방부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공사를 위해 조달사업법을 어기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를 미리 선정해 평가사업을 진행하면서 경쟁입찰 절차를 나중에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방부의 입찰비리가 확인된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의원은 31일 국방부 자료와 환경부 자료를 확인해보니 국방부는 사드 배치를 위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업체를 2016년 12월8일 경쟁입찰로 선정했으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한 ㈜가림기술단은 경쟁입찰 결과보다 5개월 앞선 2016년 7월부터 평가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부가 제출한 ‘최근 환경영향평가 등 수행현황 ㈜가림기술단’ 자료에 사업기간이 2016년 7월~2017년 9월로 표기돼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의 사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행용역업체 선정 입찰 관련 웹페이지. 개찰일이 2016년 12월8일로 나타나 있다.
이 의원은 또 국방부가 2016년 12월2일에 입찰가격공고(긴급공고 UMM1401-1)를 방위산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만 내고, 조달청에는 입찰공고도 내지 않은 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사업자를 12월8일에 형식적으로 선정해 조달사업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사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는 ㈜가림기술단의 사업비용이 1억7000만원이어서, 1억원 이상의 사업에 대해서는 국방부 장관이 조달청장에게 계약체결을 요청하도록 돼 있는 조달사업법 제5조의2, 조달사업법 시행령 제9조의3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군사기밀 장막 뒤에서 방산비리를 일삼았던 국방부가 사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를 자기 입맛에 맞는 업체로 선정하기 위해 입찰비리를 저질렀다. 입찰비리에 기반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내용을 어느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냐”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환경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중단하는 것이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 기재된 ‘사업기간’은 대행업체의 용역 계약기간이 아니라 한미 공동 사드배치 결정 발표일 이후 전체 사업기간을 의미한다”며 “업체 선정 및 계약일은 2016년 12월20일이었고, 입찰 공고는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적용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김정수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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