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경북 김천시 수도산에서 두 번째 포획된 지리산 반달가슴곰 KM-53이 지리산으로 이송되기 위해 마취된 상태로 들것에 실려 있다. 종복원기술원 제공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지리산국립공원 반달가슴곰 종 복원지역을 벗어났다가 잡혀와 자연적응훈련장에 갇힌 반달가슴곰 KM-53이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곳에 살 수 있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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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관계자는 5일 “KM-53의 안전문제를 고려해 구체적인 방사 지역과 시기는 공개할 수 없지만, 늦어도 6일까지는 지리산에 KM-53를 다시 풀어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KM-53은 2015년 1월 지리산 국립공원공단 종복원기술원에서 중국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나 지리산에 방사된 3년생 수컷 반달곰이다. 이 곰은 지난 6월 지리산에서 90㎞ 가량 떨어진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돼 잡혀왔다가 풀려난 뒤, 다음달 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했다가 지리산으로 잡혀왔다. 환경부는 안전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 곰을 지리산국립공원 안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반달가슴곰 자연적응훈련장에 가둬 놓고 처리 방안을 고심해왔다.
환경부는 이번에는 풀어준 KM-53이 지리산을 벗어나더라도 다시 포획하지 않고 서식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리산에 다시 풀어줘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과 곰이 마지막 포획됐던 수도산에 풀어줘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반반 정도로 엇갈려, 일단 안전 확보 측면에서 좀더 여건이 나은 지리산에 방사하고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며 “방사한 곰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불법엽구를 제거하는 등의 준비를 한 상태여서, 곰이 이동하는 것을 막지 않고 간섭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M-53이 두 차례나 이동해 이번에도 찾아갈 가능성이 높은 수도산 관할 경북 김천시는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수도산 일대를 반달곰이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환경부는 KM-53이 지리산을 벗어날 것에 대비해 계속 추적해 관리하고, 만약 안정적인 서식지를 찾아 머무를 경우에는 그 지역에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전담 직원을 상주시켜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종복원기술원 관계자는 “이번에도 지난 6월 수도산에서 붙잡아왔다가 7월 지리산에 방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선발신기 위치 추적으로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