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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토리 엽서 파랗게 만들어서 청와대로 갔나봐요”

등록 2017-09-07 22:12수정 2017-09-07 22:33

녹색디자인 전문 김보은-소은 자매
가리왕산 스키장 가보고 ‘환경’ 관심
설악산 산양·‘애니멀 피플’ 로고도
녹색 디자인을 만드는 ‘라운드 트라이앵글’의 김보은(오른쪽)·소은(왼쪽)씨 자매.  사진 남종영 기자
녹색 디자인을 만드는 ‘라운드 트라이앵글’의 김보은(오른쪽)·소은(왼쪽)씨 자매. 사진 남종영 기자
“어릴 때 동네 아이들이 잠자리를 잡을 때 날개가 다칠까봐 못 잡았어요.”(김보은) “줄지어 가는 개미를 보면 밟을 수 있으니, 돌아가라던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나요.”(김소은)

김보은(34)·소은(33) 자매는 ‘녹색 디자이너’다. 디자인회사 ‘라운드 트라이앵글’을 함께 운영하면서, 환경을 살리는 그림을 그리고 엽서와 포스터를 제작한다. 가리왕산 훼손, 설악산 케이블카 등 최근 환경 이슈와 관련한 작업을 해왔다.

자매를 이끈 건 거창한 이념도 당위도 아니었다. 맨 처음 인연은 자매가 함께 따라간 환경단체 녹색연합의 가리왕산 답사였다. 평창올림픽 활강경기장 건설을 위해 벌목작업이 시작된 참이었는데, 숲이 울창하고 험해 “정말 사람보다는 동물이 살아야 할 곳”(김보은)이었다. 활강경기장 건설을 꼬집는 포스터를 “그냥 한번 만들어보면서”, 녹색 디자인 전문 ‘라운드 트라이앵글’도 차리게 됐다.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계획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멸종위기종 ‘산양’ 포스터.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계획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멸종위기종 ‘산양’ 포스터.
한겨레신문사와 동물단체가 지난 5월 대선 기간 벌인 ‘유기견을 대한민국 퍼스트도그로!’ 캠페인에 후원한 시민들에게 증정하기 위해 만든 엽서. 세 단체가 퍼스트도그 후보견을 추천했고, 후보 시절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뒤 토리를 청와대로 입주시켰다. 왼쪽부터 토리(케어 추천), 복남이(동물자유연대 추천), 뒷발이(카라 추천).
한겨레신문사와 동물단체가 지난 5월 대선 기간 벌인 ‘유기견을 대한민국 퍼스트도그로!’ 캠페인에 후원한 시민들에게 증정하기 위해 만든 엽서. 세 단체가 퍼스트도그 후보견을 추천했고, 후보 시절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뒤 토리를 청와대로 입주시켰다. 왼쪽부터 토리(케어 추천), 복남이(동물자유연대 추천), 뒷발이(카라 추천).
김보은씨는 스스로를 “내 작품을 들고 광장에 가는 게 겁이 나는 사람”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디자인에서는 그게 장점이 되기도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고래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와 함께한 우리나라 고래도감 포스터, 녹색연합과 제작한 사육곰 백서 디자인, 설악산 케이블카를 비판한 ‘산양의 눈물’ 등이 이들의 손길에서 나왔다.

둘 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배경은 다르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언니 보은씨는 디자인업체에서 일했고, 건축디자인을 전공한 동생 소은씨는 건축설계 사무실을 다녔다. 최근에는 한겨레신문사와 동물단체가 벌인 ‘유기견을 대한민국 퍼스트도그로!’ 캠페인에 참가해 지금은 청와대로 들어간 유기견 ‘토리’의 엽서도 제작했다. 소은씨는 “엽서 바탕이 푸른색이었는데, 결국 토리가 청와대로 들어갔다”며 웃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한겨레신문사가 창간한 동물전문 온라인 매체 <애니멀피플>의 브랜드 디자인 작업도 했다. 오렌지색을 바탕으로 동물과 사람이 연결된 로고를 만들었다. 보은씨는 “오렌지색은 사람과 동물의 피부, 생명을 북돋는 태양의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환경과 동물을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소은씨는 이렇게 답했다. “길거리에서 전단을 나눠주는 사람이 있어요. 쓰레기를 양산하는 거니까 ‘나는 안 받아’ 하고 매몰차게 대하는 식의 표현을 우리는 하지 않아요.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편안하게 다가가 말을 거는 거죠.”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이미지 라운드 트라이앵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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