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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마스크 아닌 방독면이 필요해”…미세먼지에 숨가쁜 시민들

등록 2018-03-26 09:22수정 2018-03-26 11:01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간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열린 미세먼지 줄이기를 위한 시민 주도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다. 2018.3.26 연합뉴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에 들어간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열린 미세먼지 줄이기를 위한 시민 주도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다. 2018.3.26 연합뉴스
“주말 ‘셀프감금’…대중교통 무료 폐지 ‘받았다 뺏긴’ 기분”
미세먼지 저감조치 시행…정부서울청사 홀수차 회차 잇따라
"광부가 된 것 같네요. 마스크가 아니라 방독면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서울 도심에서 남산 능선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욱한 26일 시민들의 표정은 잿빛 하늘만큼이나 답답해 보였다.

이날 오전 출근 시간 서울 종로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는 한 시민이 하차하자마자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 썼다. 왕십리역을 빠져나오는 시민 절반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덮은 직장인들은 조금이라도 미세먼지를 덜 마시려고 종종걸음으로 출근길을 재촉했다. 평소 지하철을 타기 전 담배를 피우던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서울대입구역 근처 골목길에서는 이날은 한가로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직장인 박 모(29) 씨는 "미세먼지가 재앙 수준으로 방독면이 필요할 정도"라며 "흡사 광부가 된 것 같다. 시민들에게 마스크 쓰라고 강조하기 전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북구에 사는 전 모(35) 씨는 두 달 전 박스째 사놓은 일회용 마스크를 꺼내 들고 출근길에 나섰다. 전 씨는 "한동안 잠잠하던 미세먼지가 다시 기승을 부려서 눈과 목이 더 아픈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구 모(36) 씨는 "외출을 자제하라고만 하지 말고 국가가 나서서 강제적으로 외출 금지를 하든지 공무원 휴업을 지시하든지 해야 한다"면서 "미세먼지가 매년 심해지고 있는데 왜 해결을 못 하는지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미처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편의점으로 향했다. 급한 대로 '방한용'마스크를 쓰거나 머플러로 코와 입 주변을 막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종로의 한 보험사에서 일하는 A 씨는 출근길에 기자를 만나 "집에 마스크를 사놓고도 깜박하고 두고 나왔다"면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아이를 둔 가정은 아이에게 쓰기 싫어하는 마스크를 씌우느라 한바탕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6살 아이에게 마스크를 씌우느라 출근이 늦어졌다는 김 모(34) 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주말 내내 집에서 '셀프 감금' 됐다"면서 "아이가 아침마다 언제 나가 놀 수 있느냐고 물어본다"면서 답답해했다.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두 달여 만에 이날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저감조치에 따라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서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짝수 번호 차량만 출근이 가능했다.

서울청사관리소 직원이 출입구에서 출근 차량의 번호판을 일일이 확인하면서 홀수 번호 차량은 "들어가실 수 없으니 외부 주차장을 이용하시라"며 돌려보냈다.

이 직원은 "오전 6시부터 단속을 시작했는데, 오전 8시 30분까지 20대가량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번에는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을 두고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성북구에 사는 전 모(35) 씨는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철회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이번에는 무료가 아니라고 하니 '받았다 뺏긴'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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