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수준이 `나쁨'을 보인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성동구 응봉산 팔각정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뿌연 서울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3월 수도권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심했던 25일과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던 26, 27일 사흘간의 미세먼지 농도는 국외보다 국내 요인의 영향이 더 컸던 사실이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로 확인됐다. 앞서 1월15~18일 발생했던 고농도 미세먼지에도 중국 등 국외보다 국내 영향이 우세했던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이는 그동안 고농도 미세먼지의 60~80%가 국외 영향이라고 알려져온 것과는 다른 것으로, 국내 감축 노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환경과학원이 9일 발표한 지난달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22~27일) 국내·외 기여도 분석 결과를 보면, 이 기간 중 미세먼지 국외 기여도는 22일 59%에서 23일 69%까지 높아졌다가 24일 58%, 25일 51%, 26일 32%, 27일 48%로 낮아졌다. 기간 전체로 보면 국외 기여도는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53%). 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최고값(경기 102㎍/㎥, 서울 99㎍/㎥)을 기록한 25일과 26~27일 사흘만 보면 44%로 절반이 안 된다.
자료:국립환경과학원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환경과학원은 이런 변화는 22일과 24일에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된 이후 대기정체로 질소산화물(NOx) 등 국내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에 의한 2차 미세먼지 생성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2차 미세먼지가 활발히 만들어질 수 있는 대기정체와 높은 습도 조건이 유지되면서 작은 입자가 큰 입자로 성장해 미세먼지의 질량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환경부가 2016년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며 고농도 미세먼지 때의 국외 기여도를 60~80%로 밝힌 이후 고농도 미세먼지는 으레 중국 탓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당시 기여도 분석은 2014년 이전 자료를 바탕으로 해, 이후 국내외 변화 상황이 반영되지 못했다.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절대치로는 여전히 높지만 강력한 감축 정책으로 2013년 이후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중국 74대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PM2.5) 연평균 농도는 2013년 72㎍/㎥에서 지난해 50㎍/㎥로 31% 줄었다는 것이 지난달 중국 환경보호부의 발표다. 미국 시카고대 연구팀도 주중 미대사관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비슷한 분석 결과(감소율 32%)를 내놓은 바 있다.
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장임석 센터장은 “기여도는 상대적인 것”이라며 “우리 오염물질 배출은 안 줄고 중국은 계속 줄면 우리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권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중국 오염원보다는 대기상황이 더 큰 변수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더이상 중국 영향만 따질 수 없다. 문제는 이 미세먼지가 짧은 시간 동안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바람길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미세먼지 관련 대책은 대기순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수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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