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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올 여름, 1994년·2016년 뛰어넘는 ‘폭염겟돈’ 펼쳐질까?

등록 2018-07-17 11:52수정 2018-07-18 15:20

1994년 폭염일수 29일로 1위
2016년 8월에만 17일로 최고
‘94년 7월+16년 8월’ 역사적 폭염 가능성도

1994년엔 북태평양고기압 단독 영향
2016년엔 몽골고원 열기까지 더해져
올해는 티베트고원서 고온건조한 공기

1994년 여름은 다른 어떤 해보다도 더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실제 각종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6~8월 전국 평균 폭염일수 29.7일, 열대야 일수 17일을 뛰어넘은 해는 아직 없다. 멀지 않은 과거여서 ‘살인적 장대 더위’로 각인된 2016년 여름도 폭염일수 22.4일, 열대야 일수 10.7일로 1994년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1994년과 2016년의 여름은 양상이 달랐다. 1994년에는 7월에 폭염일수가 18.3일인 데 비해 여느 해면 더 더운 8월의 폭염일수는 10.4일에 그쳤다. 반면 2016년에는 7월에 폭염일수가 5.5일에 그치고 8월에는 16.7일이었다. 8월 폭염일수로는 역대 1위이다.

폭염을 일으킨 엔진도 달랐다. 1994년 폭염은 북태평양고기압의 단독 영향으로 한반도가 달궈진 경우다. 북태평양고기압은 미국 하와이 동북쪽 태평양 중위도 부근에 중심을 둔 고온다습한 해양성 열대기단(mT)을 말한다. 여름에 세력이 커져 한반도로 다가오면 가장자리를 따라 장마전선이 형성됐다가 7월말께 한반도를 덮치면 본격 더위가 시작된다. 1994년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일찍 발달해 장마가 일찍 끝난 데다 제6호 태풍 ‘바네사’가 북상해 중국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하면서 따뜻한 공기를 끌어올리고 한반도에 습한 공기를 더하면서 열기를 끌어올렸다. 1994년 장마는 중부지방의 경우 6월25일에 시작해 7월16일에 끝나 종료 시점이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졌다.

1994년 vs 2016년 vs 2018년 ‘7월 서울 최고기온’ 비교 그래픽. 기상청은 올해 7월18일 이후에도 서울의 폭염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사청 제공

이런 상황은 올해와 유사하다. 올해도 중부지방의 장마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6월 하순에 시작했지만 사실상 7월 중순에 들어서자마자 장마가 종료됐다. 더욱이 비슷한 시점에 제8호 태풍 ‘마리아’가 중국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지면서 남긴 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밀려와 이른 더위에 습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7월 폭염을 일으키는 기상의 양상은 2016년 8월 폭염과 유사하다. 2016년 8월 폭염이 길고 강해진 것은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확장한 상태에서 몽골고원 쪽에서 발달한 열적 고기압 영향으로 고온건조한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됐다. 이 상태에서 베링해에서 캄차카반도까지 블로킹 고기압이 자리잡아 열적 고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하지 못하면서 한반도는 ‘용광로’로 변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16일 현재 이미 3.2일에 이르고, 열대야 일수도 1.4일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비슷한 기압 구조가 7월에 닥쳤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확장한 상태에서 티베트고원 쪽에 형성된 고기압 영향으로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를 기습하고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올해 베링해와 캄차카반도 인근의 블로킹 고기압이 오랫동안 세력을 유지할 경우 1994년의 7월과 2016년의 8월이 겹치는 ‘폭염겟돈’이 닥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17일 “강원 내륙과 경기 북부, 서해안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 경보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강릉의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8.3도에 이르는 등 청주(25.4도), 대전(25.5도), 상주(25.2도), 포항(27.9도), 대구(26.1도), 영덕(25.1도), 구미(25.0도) 등지에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그래픽 정희영 기자heeyo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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