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15호 태풍 ‘볼라벤’ 위성 사진.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제19호 태풍 ‘솔릭’의 예상 진로가 변경되면서 참고할 유사 태풍도 2006년 ‘에위니아’에서 2010년 ‘곤파스’와 2012년 ‘볼라벤’으로 바뀌었다.
기상청은 21일 “태풍 솔릭이 21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50헥토파스칼, 중심부근 최대풍속 43m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해 일본 가고시마 남남동쪽 약 47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1㎞ 속도로 서북서진하고 있다. 솔릭은 애초 예상보다 속도도 느려지고 진로도 서쪽으로 이동해 23일 밤 9시께 충남 보령으로 상륙한 뒤 중부지방을 가로지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날 전남 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을 때 참고할 유사 태풍으로 2006년 7월에 발생한 제3호 태풍 ‘에위니아’를 제시했던 기상청은 이날 2010년 8월말 발생해 서해안으로 북상한 뒤 9월2일 인천 인근으로 상륙한 제7호 태풍 ‘곤파스’와 2012년 8월20일 발생해 서해안을 스치듯 북상한 뒤 8월28일께 북한 황해도 쪽으로 상륙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을 유사 태풍으로 바꿔 제시했다. 에위니아는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40명의 인명 피해와 1조8천여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재산피해의 경우 2002년 ‘루사’와 2003년 ‘매미’에 이어 역대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방재당국을 긴장시켰다.
태풍 곤파스는 2010년 8월29일 오후 9시께 일본 오키나와 남동쪽 약 88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9월2일 오전 6시35분께 강화군 남동쪽 남단에 상륙해 오전 10시50분까지 강원도 고성군 앞바다로 진출할 때까지 시속 40~50㎞의 속도로 빠르게 이동했다. 곤파스는 크기는 소형이었지만, 강도는 강한 태풍이었다. 또 태풍이 서해안을 지남에 따라 우리나라가 위험반원에 속하면서 서울, 경기, 충남, 강원, 전남, 제주 등지에서 주로 태풍의 진로 오른쪽 좁은 지역에서 강한 바람으로 인한 피해가 컸다. 반면 태풍의 진행 속도가 빨라 강수의 지속시간이 짧고 산발적으로 나타나 강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2년 제14호 태풍 ‘덴빈’(왼쪽 아래서 시작)과 제15호 태풍 ‘볼라벤’ 이동 경로.
2012년 제15호 태풍 볼라벤은 8월20일 괌 북서쪽 약 57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해 서해상으로 이동하면서 약해졌지만 서울 서쪽 해상을 지나는 28일 오후 2시께 중심기압 960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 초속 40m, 강풍반경 430㎞의 강한 중형태풍의 세력을 유지하면서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쳐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 특히 볼라벤은 앞선 제14호 태풍 ‘덴빈’을 다시 불러들여 피해를 키웠다. 덴빈은 애초 8월19일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약 530㎞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는데, 대만 부근에 머물다 20일 오후 3시께 괌 북서쪽 해상에서 발생해 서해상으로 북상한 제15호 태풍 볼라벤과의 후지와라 효과에 의해 반시계방향으로 역회전하는 이상진로로 이동해 30일 밤 10시45분경 전남 완도 부근에 상륙한 뒤 계속 북동진해 강원도 동해를 거쳐 동해로 빠져나갔다. 두 태풍으로 인해 6365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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