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잘 만든 쓰레기통이 지구를 살립니다”

등록 2006-01-02 18:58수정 2006-01-02 18:58

크린원 재활용연구소장 김영화씨
크린원 재활용연구소장 김영화씨
크린원 재활용연구소장 김영화씨
‘쓰레기통이 지구를 살린다?’

수수께끼 같은 이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은 쓰레기통 전문업체인 ‘크린원’ 재활용연구소장 김영화(53)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면 금방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쓸모를 다한 쓰레기가 마지막 가는 곳은 매립장 아니면 소각장이다. 땅에 묻히는 쓰레기는 땅을 못 쓰게 만들고, 태워지는 쓰레기는 각종 유해물질을 내뿜어 공기를 오염시킨다. 그렇게 처리되는 쓰레기 또한 소중한 자원으로 만든 것임은 물론이다. 김씨가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지구와 생명을 살리는 일이며, 그것은 바로 잘 만든 쓰레기통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분리수거 쉽게’ 특허만 20여개
“매립·소각량 80% 줄일 수 있어”

김씨가 말하는 쓰레기 줄이기는 간단하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골라내 재활용하는 것이다. “환경부에서 분리수거품목으로 16가지를 정해 놓았고, 국민들의 환경의식도 높아져 대부분 이에 잘 협조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분리만 잘 해놓으면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들이 종량제 봉투에 담겨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실려 가고 있습니다.”

그가 ‘쓰레기통 박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쓰레기통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오랫동안 건축업을 해온 김씨는 10여 년 전 건물을 짓기 위해 터파기 공사를 하다 땅 속에서 각종 플라스틱과 비닐, 일회용 포장지 등이 뒤섞인 쓰레기 더미를 발견했다. 다시 골라낼 수도 없어, 그대로 또다시 어딘가에 묻어야 했다.

그때부터 쓰레기 처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김씨는 건축일을 하는 틈틈이 분리수거를 쉽게 하기 위한 쓰레기통 개발에 나섰다. 이렇게 해서 쓰레기통으로 2002년 특허기술대전에서 은상, 2003년 같은 대회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등에 지역별, 배출장소별로 특성에 맞는 쓰레기 분리수거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도 수십 건이 넘는다. 그 과정에서 쓰레기통 관련 실용신안특허만 20개가 넘게 보유하게 된 그는 지난해 4월 건축업을 접고 크린원을 세워 ‘환경사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가장 최근에 개발한 제품은 설치가 간편하고 넓은 면적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이 쓰레기를 7가지로 손쉽게 분류해 버릴 수 있도록 한 분리 수거대다. 김씨는 “재활용품 분리 수거가 이뤄지고 있는데도 매립장과 소각장으로 실려 가는 쓰레기가 크게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분리수거품목인 비닐이나 과자봉지가 여전히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 종량제 봉투 속 쓰레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쓰레기통만 제대로 설치해 주면,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종량제 봉투 속에 넣을 것은 먼지와 휴지 밖에 남지 않아 매립·소각되는 쓰레기를 8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씨는 “돈을 벌자고 쓰레기통 연구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주민들의 반대로 매립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쓰레기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약간 수익도 내고 있다”며 “분리수거가 잘 돼 더 이상 쓰레기통이 필요 없게 될 때까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쓰레기통 개발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