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7년 동안의 전국 1월 평균기온을 따져보니 올해 1월이 가장 따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기상청은 지난달 전국 1월 평균기온이 관련 관측을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2.8도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평년보다 3.8도 높은 것으로 직전 기록은 1979년의 1.6도였다. 관측 이래 가장 따뜻한 1월을 보낸 것이다. 지난달 평균 최고기온과 최저기온도 각각 7.7도, 영하 1.1도로 나타나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직전 최고·최저기록은 각각 1979년 7.1도, 1989년 영하 2.4도였다.
기상청은 이런 고온현상이 올겨울 시베리아 지역에 따뜻한 남서기류가 주로 유입된 데다,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극 소용돌이’ 현상이 예년보다 강했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도 평년보다 1도 안팎으로 높았던 탓에 한반도로 따뜻하고 습한 남풍 기류가 주로 유입됐다. 이에 따라 1월1일을 뺀 1월 모든 날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특히 6~8일과 22~28일은 따뜻한 남풍 기류 영향으로 전국에서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1월 강수량(83.4㎜)도 사상 두 번째를 기록했다. 역대 1월 강수량 1위를 기록한 해는 1989년(101.5㎜)이다. 1월에 비가 많이 온 것은 따뜻하고 습한 남서쪽 저기압 때문이다. 기온이 높았던 탓에 눈보다는 주로 비가 내리면서 적설량은 최저 수준을 보였다. 특히 6~8일에는 저기압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이 사흘 동안의 누적 강수량이 역대 1월 1위를 기록한 곳이 많았다.
북한 역시 지난 1월 평균기온이 영하 3.8도로 평년(영하 7.7도±0.7도)보다 높았고, 강수량 역시 35.0㎜로 평년(8.4~13.4㎜)보다 많았다.
기상청이 관측 기록을 보유한 1973년 이후 역대 1월의 평균기온을 놓고 보면 서서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 1월 기온 값은 이 그래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준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겨울이 점차 따뜻해지는 것은 기후변화의 영향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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