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9일 광진교에서 포착된 수달의 모습(왼쪽)과 지난 6월8일 광진교에서 포착된 수달의 모습.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제공
1급 멸종위기야생생물이자 제330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달이 한강 서울 구간에 서식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과 한국수달연구센터 등 환경단체는 12일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토론회를 열어 “수달 한 마리 이상이 한강 서울 구간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달이 발견된 곳은 광진교 일대와 성내천 일대, 산곡천, 암사습지 생태공원 등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수달연구센터의 조사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것으로, 팔당댐부터 김포대교 한강 수계를 중심으로 수달의 배설물, 족적, 식흔 등을 조사해 수달의 분포현황을 확인한 뒤 수달의 출현지점을 선정해 무인센서카메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수달연구센터는 “한강 서울 구간에서는 지난 30~40년 동안 수달의 서식이 확인되지 않다가 2016년 임신한 상태의 수달 한 마리가 발견되고 이듬해인 2017년 수달 한마리와 새끼 세 마리가 잇따라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해 9월에는 생후 1~2년생 한 마리가 로드킬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달이 이 지역에서 발견된 경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연구자들은 우연히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화용 한국수달연구센터 연구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해당 구간은 인근에 팔당댐이라는 큰 장벽이 있고 광주나 양평과 연결되는 도로도 있어 수달이 넘어오기 어려운 지역인데, 이런 곳에서 우연히 수달이 발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쪽에선 수달 보호를 위해 서식지 개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관계자는 “한강 서울 구간은 수달이 서식하기에 충분히 안전하고 쾌적하다고 할 수 없다”며 “우연히 유입된 수달의 상태를 파악하고 서식지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달이 먹이 활동을 위해 잠시 한강을 찾은 것인지, 혹은 아예 터를 잡은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장기 프로젝트로 시간을 두고 관찰하고 수달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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