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한강지류 성내천에서 발견된 몸에 상처가 난 수달의 모습. 사회적협동조합 한강·고덕천을지키는사람들·중랑천환경센터 제공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1급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한강지류 3곳에서 여럿 발견됐다. 수달들은 몸에 상처가 있었고 배설물에서는 플라스틱 등이 나와 건강 상태가 우려된다.
7일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고덕천을지키는사람들, 중랑천환경센터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성내천, 중랑천, 고덕천 등 한강 지류 3곳에서 수달 여러 개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수달의 흔적을 찾기 위한 현장 답사를 한 뒤 주요 서식처로 보이는 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활동을 살피는 방식으로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성내천, 고덕천, 중랑천과 청계천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수달의 활동이 확인됐다.
한강 지류에서 발견된 수달들은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수달 개체들의 목, 몸통, 꼬리 등에선 찢기거나 물린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발견됐고, 수달의 배설물에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방습제가 나왔다. 협동조합 한강 등은 “발견된 수달의 활동 공간은 매우 협소하고 외부 간섭들도 많다. 또 먹이가 부족하고 오염돼 있다. 위험한 조건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수달 개체를 한강의 여러 지류에서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3월 시민 제보로 한강 하류 구간에서 수달 1개체가 확인됐고, 2017년 정밀조사에서 어미 1개체와 새끼 3개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후 2년 간 수달의 한강 서식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강 등은 “한강에서 수달이 발견된 것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수달의 현실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요청”이라며 “한강 수달들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보호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