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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환경단체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탈탄소 역행”

등록 2021-02-25 16:32수정 2021-12-30 15:22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부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에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부결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량을 파격적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여당이 나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환경운동연합은 “세계적 기후위기 대응 추세에 따라 각국이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고, 한국 역시 올해부터 항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한 상태”라는 점을 거론한 뒤, “탄소중립과 항공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일해야 할 국회가 정반대로 새로운 항공수요를 부추기는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촌극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부총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해외에선 비행기 활주로를 추가할 때도 탄소중립 목표를 주되게 고려한다. 프랑스의 경우 열차로 2시간30분 이내 거리는 항공기 이용을 하지 않게 하고, 최근 공항 증축 계획도 백지화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생태전환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각)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기조와 맞지 않는 구시대적 계획이라며 파리 샤를드골국제공항 4터미널 신축 계획을 폐기했다.

사단법인 환경정의도 이날 신공항 건설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환경정의는 “가덕도 신공항은 수십조 예산이 수반될 대형 토건사업으로 입지와 사업 적정성 역시 합의되지 못한 제2의 4대강 사업”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와 국가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할 때 다량의 탄소배출을 야기하는 대형 국책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국회의 자기분열 행동”이라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이 ‘친환경 공항’이라는 여당의원 주장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2050탄소중립특별위원회 실행위원장인 김성환 의원은 지난 23일 “항공기보다 대형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다. 항공기도 전기·그린수소 시대로 전환 중이다. 가덕신공항이 개항할 2030년경에는 실제 전기와 그린수소 비행기가 상용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병권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장은 빌 게이츠가 최근 발간한 기후위기 관련 책 내용을 인용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최고 수준 전기비행기는 탑승객 두 명을 태우고 최대 시속 340㎞로 재충전 없이 세 시간 비행할 수 있을 뿐이다. (기술찬양론자인 빌 게이츠조차) 전기비행기가 가까운 시일 안에 상용화될 개연성을 철저히 부인하는데 어떻게 10년 안에 상용화 등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느냐”고 했다.

김 소장은 가덕도 신공항과 부산시를 잇는 도로와 철도 등을 언급하며 “대규모 토목건설 과정에서 배출될 탄소량을 전혀 계산하지 않았다. 모든 국책사업, 인프라 사업은 온실가스가 적게 나오는 게 아닌, 지금보다 파격적으로 대폭 줄이는 방향에서 기획되고 준비돼야 한다”고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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