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자원순환센터 스티로폼 분류장을 드론으로 360도 촬영해 편집 프로그램으로 이어 붙였다. 사진 가운데 동그마니 남은 푸른 하늘은 마치 일회용품에 포위당한 ‘블루 마블’ 지구를 닮았다. 그 지구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구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하동 수원시자원순환센터 들머리는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재활용품 수거 차량들로 분주했다. 새싹을 닮은 연둣빛 적재함에 동네 구석구석을 돌며 담은 플라스틱과 비닐, 스티로폼들이 저마다 한가득이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스티로폼 재활용 쓰레기들을 하역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수원시는 올해 2월부터 자원회수시설로 반입되는 생활폐기물을 대상으로 표본 검사를 해 반입 기준에 미달된 쓰레기를 배출한 동은 ‘생활쓰레기 반입 정지’ 처분을 내리는 강력한 쓰레기 감량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행히 그 뒤 자원회수시설에 반입되는 소각용 쓰레기는 시행 전(2월15~21일)에 비해 405.2t(3월22~28일 기준)으로 11.1% 줄었고, 같은 기간 이곳 자원순환센터로 들어오는 재활용 쓰레기도 284t으로 15% 늘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스티로폼 재활용 쓰레기들을 하역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눈에 보이지 않으나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코로나19와 싸운 지난 1년, 우리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을 최우선적 가치로 여겼다.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각종 택배와 일회용 포장재 등 플라스틱 폐기물도 급증했다. 최근 경기도는 지난해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공개했는데, 폐지류가 59.7%, 스티로폼 41.3%, 폐플라스틱 22.3%, 폐비닐 18.3% 등 지난해 대비 평균 17.7%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하차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반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제로웨이스트챌린지 등의 해시태그를 단 실천의 기록들이 이어지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원칙을 일컫는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환경에 대한 부담 사이 위태롭게 외줄을 타고 있는 현대인들의 한 단면 같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하차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22일 미국 위스콘신주의 게일로드 넬슨 상원의원이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주창했다. 1969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상 기름유출 사고가 그 계기였다. 그 이후로 51년째 우리는 지구의 날을 기념하고 있지만, 지구는 오히려 더 깊은 위험에 빠지고 있다. 21세기의 지구는 일회적인 사고가 아니라 나날이 반복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 속에 병들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자원순환센터에 스티로폼 재활용 쓰레기들이 쌓여 있다. 수원/이정아 기자
수원/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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