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환경 물바람숲

말도 쓰러뜨리는 전기뱀장어의 사냥 비밀

등록 2014-12-09 19:40수정 2014-12-10 14:33

테이저건처럼 ‘전기 펄스’ 발사
전기뱀장어. 사진 케네스 커타니아 제공
전기뱀장어. 사진 케네스 커타니아 제공

아마존의 전기뱀장어는 개울을 건너던 말을 쓰러뜨릴 만큼 강력한 전기를 낸다. 2미터 가까운 몸길이의 80% 이상이 전지 구실을 하는 세포로 이뤄져 있는 이 물고기는 600볼트의 전기를 낼 수 있다. 가정용 전기의 3배에 필적하는 고전압이다.

전기뱀장어가 사냥을 하고 적으로부터 방어하는 데 전기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깃줄에 손을 대는 것처럼 뱀장어가 먹이에 접촉하면 감전되는 것일까.

케네스 커타니아 미국 밴더빌트대 생물학 교수는 전기뱀장어로 실험을 거듭하면서 그리 단순하지 않음을 알았다. 탁한 물속에서 밤중에 사냥하는 전기뱀장어는 실수로 자신을 건드리는 물고기를 잡아먹는 둔한 매복 사냥꾼이 아니었다. 오히려 헤엄치는 먹이를 매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

고속촬영으로 사냥 모습을 살펴본 결과 뱀장어의 공격은 전기충격과 빠른 공격이 결합된 것이었다. 뱀장어는 먹이가 헤엄쳐 접근하면 0.01~0.015초 동안 고압의 전기 펄스를 집중적으로 방출한다. 공격을 받은 물고기는 0.003초 안에 완전히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다. 뱀장어는 먹이가 이런 일시적 마비에서 풀려나기 전에 공격한다.

커타니아 교수는 “전기뱀장어가 이토록 짧은 시간에 먹이를 꼼짝 못하게 하는 사실이 놀라웠다. 뱀장어가 전기 펄스를 일제히 방출하는 것은 테이저건과 매우 유사했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테이저를 맞으면 근육이 멋대로 뒤틀린다. 근육을 움직이는 운동신경에 작용하기 때문이다. 커타니아 교수의 실험에서도 뱀장어의 전기 펄스는 운동신경을 노렸다. 차이가 있다면, 테이저가 1초에 19번 고압 펄스를 방출한다면 전기뱀장어는 400번을 낸다.

게다가 뱀장어는 숨어 있는 먹이를 찾는 데도 전기 펄스를 활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4일치에 실렸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지금 당장 기후 행동”
한겨레와 함께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세계 1% 과학자’ 4년째 재판에 묶어둔 ‘검찰 정권’ 1.

‘세계 1% 과학자’ 4년째 재판에 묶어둔 ‘검찰 정권’

여성 광복군 절절한 애국가…‘고려노예’ 치욕 이긴 존엄한 음성 [영상] 2.

여성 광복군 절절한 애국가…‘고려노예’ 치욕 이긴 존엄한 음성 [영상]

미 대선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는 일론 머스크였다 3.

미 대선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는 일론 머스크였다

서울교통공사노조 20일 준법투쟁 돌입…“성실교섭 안 하면 12월6일 파업” 4.

서울교통공사노조 20일 준법투쟁 돌입…“성실교섭 안 하면 12월6일 파업”

영하권 날씨에 곳곳 서리·얼음…갑자기 찾아온 초겨울 추위 5.

영하권 날씨에 곳곳 서리·얼음…갑자기 찾아온 초겨울 추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