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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물바람숲

제주·전라도 멧돼지는 유전자가 특별하다

등록 2015-01-27 19:45

물바람 숲
멧돼지의 모습.
멧돼지의 모습.
한반도의 멧돼지는 어디서 왔을까. 대도시에도 종종 출현하는 흔한 동물이지만 멧돼지의 기원을 둘러싼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 아시아와 유럽에 널리 분포하는 멧돼지의 고향은 동남아 섬이다. 여기서 퍼져나간 아시아의 멧돼지는 형질에 차이가 없는 단일한 종으로 알려졌다. 이런 통념을 뒤엎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항 교수 등 서울대 수의대 연구자들은 과학저널 <비엠시 유전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동아시아 멧돼지 집단의 유전적 차이와 구조를 처음으로 규명했다. 동아시아 6개국 멧돼지 238마리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멧돼지는 기원지인 동남아에서 중국 남동부를 거쳐 동북아로 퍼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한반도에서도 러시아 연해주로부터 백두대간을 타고 남쪽으로 퍼져 나갔음이 드러났다.

한반도의 멧돼지 가운데 제주 멧돼지는 본토의 멧돼지와 유전적으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본토 멧돼지 가운데는 경상도가 연해주와 가깝고 이어 경기와 강원이 비슷했다. 전라도 멧돼지는 이들과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전라도는 평야로 연결돼 있지만 멧돼지의 이동은 매우 단절돼 두 집단 사이의 유전적 구성은 3.6%만 같았다. 제주도만큼은 아니지만 전라도 멧돼지도 상당히 고립된 양상을 나타낸 것이다.

제주 멧돼지는 유전 다양성이 매우 낮았다. 또 한반도 본토와는 거의 관련이 없고 중국 멧돼지와 유전적으로 가까웠다. 이 교수는 “중국에서 들여온 개체가 야생으로 탈출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육지와 단절돼 진화한 독특한 형질의 개체가 숨어 있거나 사육되다가 야생으로 탈출했을 가능성도 있어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시아 멧돼지의 이런 유전 다양성은 유전자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집돼지의 품종개량이나 질병 저항 형질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다. 단순한 사냥감이나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로운 동물로 제거 대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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