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개구리
물바람숲
열대숲에는 독개구리가 많다. 포식자의 공격을 받으면 피부에서 역겹거나 치명적인 독을 분비한다. 이와 달리 능동적으로 독을 상대에게 주입하는 개구리가 발견됐다. 독개구리보다 독사에 가깝다.
카를루스 자리드 브라질 부탄탕연구소 생물학자는 대서양 연안인 브라질 동북부의 건조한 숲에서 양서류를 조사하다가 손을 무언가에 물렸다. 팔까지 번진 극심한 통증은 5시간이나 지속됐다. 채집하던 개구리에게 찔렸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의 연구진은 과학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 17일치에 실린 논문을 통해 맹독성 독물을 주입하는 신종 개구리 2종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청개구리의 일종인 이 개구리(사진)는 손으로 쥐자 끈끈한 분비물을 내면서 동시에 유난히 긴 머리를 전후좌우로 휘두르며 가시로 찌르고 비비려는 행동을 했다. 주사전자현미경으로 확인한 결과 두개골 가장자리에는 뼈가 밤송이처럼 뾰족하게 피부 밖으로 돌출돼 있었고 이들은 독샘과 연결돼 있어 독을 주입하게 되어 있었다.
발견한 2종의 개구리가 모두 맹독성 독물을 주입하는 구조를 보유했는데, 한 종은 그 지역에 서식하는 살모사보다 25배나 강한 독물을 분비했다. 자리드를 찌른 개구리는 독성이 덜했지만 역시 살모사의 2배 독성이었다.
이들 개구리가 맹독을 분비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은 건조한 서식지에 적응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건기 동안 이 개구리들은 구멍 속에 틀어박히는데, 머리를 마개처럼 이용한다. 두개골의 윗부분은 뼈들이 뭉쳐 병뚜껑처럼 납작한 형태다. 천적이 구멍에 숨은 이 개구리를 공격하려고 머리에 입을 들이대다간 끔찍한 독물 세례를 받도록 돼 있다. 특별히 길고 유연한 목으로 휘두르는 이 개구리의 머리는 치명적인 무기다. 연구자들은 “독물을 주입하는 개구리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독성이 강하고 더 흔할 가능성이 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카를루스 자리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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