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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이사람] 휠체어에 갇힌 사람들 희망 주고파

등록 2007-01-03 18:15

채경선(사진 앞줄)씨가 4년간 함께 수업 받으며 자신의 손발이 돼 준 안효분 수녀, 동료 학생과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채경선(사진 앞줄)씨가 4년간 함께 수업 받으며 자신의 손발이 돼 준 안효분 수녀, 동료 학생과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대학졸업·취업 성공한 뇌성마비 채경선씨
“현장 경험을 살려 심리재활 치료사 꿈을 이뤄 장애인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6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지체부자유 1급(뇌성마비) 채경선(48)씨. 그는 2001년도 수시모집에서 경기 부천의 가톨릭대 사회과학부에 7 대 1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한겨레〉 2000년 12월6일치 16면)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인천 계양구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3월부터 출근한다. 그곳에서 같은 처지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예정이다. 채씨는 “사람에게는 각자 고유한 능력과 개성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는 4학년인 2004년 1학기 휴학을 해야 했다. 앉아서 수업 받다 보니까 척추가 휘어지는 고통이 따랐기 때문. 지난해 힘들게 복학했으나, 담석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건강은 악화됐다. 교수님 배려로 수업 대신 과제물로 대신했고, 인터넷을 통해 졸업시험을 통과했다.

척추 휘는 고통 참고 6년만에 공부 마쳐
2003년 공개구혼 통해 정신장애 아내 만나
장애인자립센터 취업…심리재활치료사 꿈꿔

그의 졸업은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필기를 못하니 정신 집중도를 높여야 했고, 강의를 녹음해 반복적으로 들었다. 동료들 공책을 빌려 도움도 받았다. 시험 치를 때는 딴 사람이 대신 써주었다. 이런 노력 끝에 4년간 평점은 3.35(만점 4.5).

3학년 때인 2003년 사랑하는 아내(35)와 결혼도 했다. 인터넷 카페에서 공개구혼을 통해 만난 아내는 대인공포증 등 정신장애(2급)를 앓고 있다. 육체적으로 장애가 없는 아내가 손발 구실을 해주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는 “사이버대학원을 통해 박사과정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했다. 심리치료 전문가가 되는 꿈은 지난해 6월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그는 〈사슬에 묶여 있어도 감사의 삶은 아름답다〉는 제목으로 자서전 발간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에이4 용지 20장 가량 준비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으며, 말할 수 있는 제 자신의 여건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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