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브 힐리(50·사진)
영 데이브 힐리 “자유 나누고파”
영국의 한 시각장애인이 7일 동안 7개 대륙에서 7개 마라톤을 완주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4일 런던에서 마지막 마라톤 완주를 끝낸 영국 웨스트 브롬위치 출신의 데이브 힐리(50·사진)는 “스스로 내 자신이 대견하다”며 “다른 시각장애인도 내가 얻은 자유와 독립심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남극 대륙의 포클랜드섬에서 시작한 힐리의 도전은 남미 리우데자네이루, 북미 로스앤젤레스, 오세아니아 시드니, 아시아 두바이, 아프리카 튀니스, 유럽 런던으로 이어졌다. 42.195㎞를 완주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곧바로 비행기로 이동해 7개 대륙의 마라톤을 하나씩 주파했다. 모두 168시간 동안 183.4마일(약 295㎞)을 달린 대장정이다.
웬만한 ‘철인’도 엄두를 내기 힘든 이런 기록은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세계 처음이다. 프로 마라토너도 단 2명만이 이 기록을 갖고 있다.
퇴행성 안구질환을 안고 태어난 힐리는 16살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하지만 그는 40살 때 주위 사람이 영국 시각장애인 안내견 협회의 기부금 마련을 위해 런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자신도 뛰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활동 범위를 크게 넓혀준 맹도견의 혜택을 다른 시각장애인도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마라톤으로 모금된 기금도 맹도견 보급에 쓰인다.
이 날 골인 지점을 통과한 ‘눈 먼 데이브’(그가 스스로를 소개하는 애칭)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세 딸의 품에 안겼다. 아내 데비(42)는 “집에 돌아오기를 한참 기다렸다. 당분간 묶어 둬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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