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가족의 삶에 대해 좀 더 관심 가져달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원서공원에서 전국 장애인 부모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고통받고 있는 장애인 가족들의 증언대회'를 열고 장애인 가족이 겪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토로하고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장애인 가족은 장애인 자녀 양육으로 인한 육체적, 심리적 고통과 교육에 대한 부담, 장애아동 양육에 따른 가족 내 불화, 경제적 궁핍 등으로 인해 누구나 한번쯤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장애인 가족들이 평소에 겪는 고통스러운 생활상을 털어놓으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위로했다.
충남 홍성에 사는 지적장애 3급 아동의 부모는 "태어날 때부터 면역력이 약했던 아이의 병원비를 대기 위해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렸지만 정부에서는 거의 도움의 손길을 주지 못했다"며 "아이 치료에 모든 노력을 쏟아붓는 동안 집안 살림은 차상위계층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지적장애 2급과 발달장애 1급인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한 어머니는 "두 아이 모두 장애를 겪으면서 맞벌이를 포기했다"며 "남편은 치료비와 생활비를 대기 위해 두 직장을 다니면서 매일 새벽 3시가 돼야 들어오는데도 치료비 빚만 5천만 원이 남아 있다"고 털어놨다.
경남 함안에 사는 한 부모는 "의료사고로 인해 지체장애를 갖게 된 딸을 위해 장애복지가 잘 마련돼 있다는 캐나다로 이민하려고 현지답사까지 다녀왔지만 결국 가지 못했다"며 "이 아이가 커갈수록 더 많은 난관에 마주칠 텐데 어떻게 극복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장애인 가족으로 겪어야 하는 현실의 어려움을 공유하면서 "우리나라는 장애인 가족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며 "장애인과 그 가족의 삶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김병조 기자 kbj@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