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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시위 참가 장애인 휠체어 뺏은 경찰

등록 2008-07-31 09:06수정 2008-07-31 22:15

하반신 마비 장애인인 김선영(32)씨가 지난 23일 서울 보건복지가족부 건물 앞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시간을 늘려 달라”고 촉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전경이 휠체어를 뒤에서 잡아 빼면서 땅으로 굴러떨어지고 있다. 전경은 김씨의 휠체어를 잡아뺀 뒤 달아났고, 김씨는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남 시청자영상제작단 제공
하반신 마비 장애인인 김선영(32)씨가 지난 23일 서울 보건복지가족부 건물 앞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시간을 늘려 달라”고 촉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전경이 휠체어를 뒤에서 잡아 빼면서 땅으로 굴러떨어지고 있다. 전경은 김씨의 휠체어를 잡아뺀 뒤 달아났고, 김씨는 후유증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남 시청자영상제작단 제공
연행 중 신체적 결함 이용 인권 침해 논란
시민단체 “불법 행위” 인권위에 집단 진정

김선영(32·여·경남 마산시)씨는 교통사고로 두 다리가 마비된 1급 장애인이다. 홀로 두 아이를 기르는 김씨는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장애인 활동보조 예산 확대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가했다가 다쳐서 입원해 있다. 전경이 뒤에서 휠체어를 잡아빼면서,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허리와 골반 등을 다친 것이다.

경찰이 휠체어를 빼앗거나 전동휠체어의 전원을 끄는 등 장애인의 신체적 결함을 활용하는 수법으로 장애인들의 집회·시위를 진압해, ‘인권 침해’는 물론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애린(28·장애인 활동가)씨 등 62명은 30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이에 대한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집단 진정을 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4조는 장애인 보조기구 등의 정당한 사용을 방해하는 것을 차별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청은 앞서 지난 4월 이런 진압 방식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차별에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의서를 국가인권위에 보냈다. 질의서를 보면, 휠체어나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뜻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장애인의 사정을 손쉽게 활용해 왔던 경찰의 진압 방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경찰은 질의서에서 장애인 도로 점거 시위 등을 해산시킬 때, △전동휠체어 전원을 차단하거나 작동을 못하게 하고 △장애인 활동보조인을 분리해 검거하며 △장애인이 활동보조인의 동행을 요구해도 경찰관한테 이를 대신하게 하고 △도로 점거 중인 장애인을 휠체어에서 떼어내 이동시키면, 차별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물었다.

이상용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집회에서 해산 명령이 떨어지면 경찰 지휘관들이 ‘활동보조인부터 연행해라’ ‘장애인을 휠체어에서 분리해라’ ‘전동휠체어 전원을 꺼라’ 같은 지시를 차례로 내린다”면서 “비장애인 시위를 진압할 때는 그 자리에서 족쇄나 수갑을 채우지 않는데, 장애인에게는 그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문(36·여·지체장애 1급)씨도 “경찰이 활동보조인을 데려가 버리고 휠체어에서 떨어뜨리니 손발이 묶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며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움직일 수 있으면 움직여 봐라’ 며 빈정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지난 25일 전문위원회를 열어, 이런 경찰 진압 방식에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은 물론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 전문위원은 “경찰이 장애인의 도로 점거 등 불가피한 진압을 해야 하는 상황을 앞세우는데, 연행하더라도 장애인의 신체 구금에 다름없는 휠체어 뺏기나 작동 차단 등을 하면 장애인 차별은 물론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조만간 현장 매뉴얼이 될 만한 답변서를 경찰에 보낼 계획이다.

한편, 대구에선 지난 28일 지적장애 1급인 염아무개(22)씨와 어머니가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이 수갑을 채우고 “자꾸 문제를 일으키면 강제수용소에 보내 버리겠다”는 등 폭언을 했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정세라, 대구/박주희 기자 seraj@hani.co.kr

영상제공 <경남 시청자영상제작단 > 김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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