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장애인의 날]
시설에 있는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원할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자립을 지원하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에는 ‘사회복지서비스 변경 신청’ 규정이 있다.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으며, 서비스 변경 신청도 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또 서비스 신청이 있으면 해당 지자체는 조사와 평가, 보호계획수립,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있다.
충북 음성군 꽃동네에서 생활하고 있는 뇌병변 장애인 윤국진(35)씨와 박현(28)씨는 이 법을 근거로 지난해 12월 시설에서 나와 자립생활을 하겠다는 사회서비스 변경 신청을 음성군에 냈다. 이들은 주거와 경제적 지원, 활동보조·교육 등의 사회서비스를 요구했다. 하지만 음성군은 “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최저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주택공급규칙에 따라 국민주택을 순서대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등 관련 법을 설명하는 수준의 공문을 보내왔다.
윤씨와 박씨는 “음성군수가 어떤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할지를 명확히 밝히는 대신 자립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장애인들이 알아서 하라는 내용의 민원회신 수준의 답변을 보내는 등 사실상 사회복지서비스 변경 신청을 거부했다”며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지난 6일 청주지법에 냈다.
이처럼 지자체가 사회복지서비스 변경에 소극적인 이유는 장애인 자립생활 정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서울시가 유일하게 지난 2004년부터 자립하려는 장애인에게 정착금 500만원을 주고 있다. 또 서울시는 올해 안에 장애인이 3~4명씩 6~12개월 동안 머물며 사회적응 훈련을 받는 ‘체험홈’을 현재 3곳에서 15곳으로 늘리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2~5년 동안 살 수 있는 ‘자립생활가정’도 15곳을 새로 만들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의 장애인시설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3269명) 가운데 약 70%가 자립생활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시의 자립지원 인프라도 부족하긴 매한가지다.
장애인복지 관련 전문가들의 모임인 ‘탈시설정책위원회’의 박숙경 위원은 “상당수의 장애인들이 주거·경제적 지원 등의 조건이 마련되면 시설에서 나와 자립하길 원하고 있다”며 “정부는 시설 중심의 정책을 폐기하고 장애인이 원하면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자립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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