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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국내 암 권위자 “국립암센터, 암 연구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돼야”

등록 2021-06-21 15:22수정 2021-06-21 15:32

백순명 연세대 교수, 국립암센터 개원 20주년 심포지엄서
“20년간 항암신약 국가연구비 1018억…글로벌 제약사는 1~6조원 투자”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암 연구의 권위자인 백순명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가 국립암센터 개원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암 연구 컨트롤타워 없거나 너무 많다”며 “암 연구 기반 마련과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순명 연세대 의대 겸임교수 겸 테라젠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1일 오후 열린 국립암센터 개원 2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한 강연에서 “국내 저자의 암 관련 논문은 1982년부터 검색이 돼서, 1993년에서야 비로소 연 10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되기 시작해 2019년부터 연 8천편 이상의 국내 저자 논문이 검색돼 괄목할 성장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빛내리, 현택환, 방영주, 김성진 교수 등 확고한 글로벌 명성이 있는 연구자들도 다수 탄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지난해 발표된 일본 연구자의 논문 수가 연 1만6천편이 넘고, 중국은 5만편을 넘는데 비하면 더 많은 노력과 연구비 투자가 필요하다”며 “1996년에야 비로소 암 정복 10개년 사업이 개시되었고, 2000년에 국립암센터 병원이 개원해 국가 차원의 암 연구는 아직도 많이 뒤처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순명 연세대 의대 겸임교수. 국립암센터 제공
백순명 연세대 의대 겸임교수. 국립암센터 제공

그는 아직 국립암센터가 암과 항암제 연구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데 아직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 미국 국립보건연구소와 우리 국가기관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 어느 기관을 접점으로 해야 할지 곤혹스러웠다”며 “우리는 암 연구 컨트롤 타워가 없든지 아니면 너무 많아서 문제다. 정부는 왜 국립암센터를 만들어놓고도 명실상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해주지 못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암 빅데이터 연구 경쟁력 확보와 효과적인 글로벌 협력을 위해선 국내 암 연구의 컨트롤 타워 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국가 암 연구비를 국립암센터에서 총괄하도록 하게 해서 국립암센터가 암 연구의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백 교수는 항암 신약 개발에 정부가 과감한 투자를 해줄 것도 요청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연구비가 1018억, 민간 연구비가 381억원에 불과하다. 국내 항암제 매출 상위 1위부터 11위까지는 다국적제약사 제품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본격적으로 항암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사업 출범 당시 책정된 1조원 이상의 연구비가 필요하다. 글로벌 제약사는 약 1~6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으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앙 바이오시료 은행과 임상통계센터 등 암 연구를 위한 기반 시설을 만들기 위해선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백 교수는 “항암 신약 개발 사업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미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 연구비 책정 및 행정 뒷받침을 못 하기 때문에 주로 제약사 연구비로 유지되고 있다. 이런 시스템에선 중앙 바이오시료 은행, 임상통계센터 등 중요 인프라를 설립·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국내 연구의 경우 중앙 바이오시료 은행이 없어 환자의 암 조직을 이용한 연구개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에서 국립암센터에 데이터과학 연구 인력을 훈련시킬 기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백 교수는 “전체 논문 중 암유전체지도 데이터를 이용한 논문이 한·미·일은 1% 정도인데 중국은 5%를 차지한다. 중국의 데이터 과학 연구 능력은 매우 앞서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국립암센터에 훈련 기관을 확립하여 지속적으로 연구 인력을 배출해주지 못하면, 현재 같은 유전체 분석이나 통계 분석 인력 수급으로는 암 연구 발전이 어렵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종양내과 펠로우(전임의), 미국 조지타운대 의대 교수, 미국 국립유방암대장암임상연구협회(NSABP) 병리과장, 삼성암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 연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세의생명연구원장과 연세암병원 유방암센터장 등을 맡아왔다. 지난해엔 유전체 연구 기반 바이오업체인 테라젠바이오의 최고기술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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