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첫 ‘혈중 중금속 농도 조사’
국민 45%, 독 환경청 기준치 이상
카드뮴 농도도 높아…원인 분석중
국민 45%, 독 환경청 기준치 이상
카드뮴 농도도 높아…원인 분석중
우리 국민 100명 가운데 45명의 핏속에 독일 환경청이 정한 기준치(일반 인구집단이 수은 노출로 인한 건강 피해 위험성이 없는 한계수준) 이상의 수은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청의 권고 수준 이상의 수은이 핏속에 함유돼 있는 국민도 100명 가운데 35명 꼴인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3월부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와 협조해 정부 차원에서는 최초로 전국의 20살 이상 국민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혈중 중금속 농도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대표적 중금속인 수은과 납, 카드뮴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수은의 혈중 평균 농도는 4.34㎍/ℓ으로 같은 동양권 국가인 중국 국민의 3.5㎍/ℓ보다는 약간 높고, 일본 국민의 18.2㎍/ℓ 보다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서양권인 독일 국민의 0.58㎍/ℓ와 견주면 7배나 높다. 가임여성의 혈중 평균농도(3.71㎍/ℓ)로 따질 때 미국 가임여성의 혈중 평균 농도(0.82㎍/ℓ)보다 4.5배나 높은 것이다.
특히 2000명의 혈중 수은 농도를 독일 환경청 기준과 비교하면, 조사 대상자 1.8%의 혈중 수은 농도가 ‘일반 인구집단 중 민감한 사람에게 건강피해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는 수준(15㎍/ℓ)’을 넘었다.
우리 국민 핏속의 카드뮴 평균 농도는 1.52㎍/ℓ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5㎍/ℓ)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았고, 가까운 일본(2.1㎍/ℓ)이나 중국(1.1㎍/ℓ)과도 비슷했다. 하지만 미국 국민의 혈중 평균 농도(0.47㎍/ℓ)와 독일 국민의 혈중 평균 농도(0.44㎍/ℓ)보다는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납의 혈중 평균 농도는 2.66㎍/㎗로 미국(1.56㎍/㎗)보다는 다소 높지만, 독일(3.07㎍/㎗) 중국(5.67㎍/㎗) 일본(3.21㎍/㎗) 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지금까지 환경오염물질 관리를 중심으로 삼아온 환경정책을 국민건강 보호에 중점을 둔 환경보건정책으로 전환한 ‘환경보건 10개년 종합계획’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어린이 등 환경오염에 민감한 ‘위험인구’의 보호에 주력해 앞으로 10년 안에 이 위험인구를 절반 이상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다. 환경부는 현재 전체 국민 중 위험인구의 비중이 오존을 기준으로 할 경우 97%, 미세먼지(PM10)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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