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번번이 예약 누리집 접속장애로 혼란에 휩쌓이면서 시스템 운영 부처인 질병관리청과 함께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까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나섰다. 50∼52살 사전예약이 시작된 20일에는 표시된 대기시간을 다 기다린 접속자가 돌연 수십만명 뒤로 순번이 밀리는 ‘튕김’ 현상이 발생해 예약에 나선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최근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 접속장애가 잇따라 발생한 것에 대해 참모들을 질책하고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아이티(IT) 강국인 한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며 “질병청뿐 아니라 전자정부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와 아이티를 담당하는 과학기술정통부 등 전문 역량을 갖춘 부처와 범정부적으로 대응하고, 청와대에서는 사회수석실과 과학기술보좌관실 등이 긴밀히 협력해 신속한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전날 밤에는 50대 백신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난 12일 이래 네번째 접속장애 혼란이 벌어졌다. 오후 8시 예약시스템이 개통하자마자 예약 희망자들에게는 ‘접속대기 중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수십만명의 대기자가 앞에 있다고 안내하는 설명이 표시됐다. 또 수십분을 대기하고서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는 ‘튕김’ 현상까지 발생해 ‘시시포스의 백신 예약’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접속 이력 쿠키가 있는 분들에게 튕김 현상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며 “예약 누리집에 접속 이력을 삭제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글을 게시해놨고, 삭제 방법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기존의 접속 이력을 무력화할 수 있도록 긴급 조처했다”고 말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백신 예약에 성공한 50∼52살은 이날 낮 12시 기준 147만4859명으로 대상자의 63.1%다. 하루 앞선 19일 사전예약이 시작된 53∼54살은 대상자의 65.3%인 98만3345명이 예약을 마쳤다. 이날 오후 8시부터 24일까지는 50∼59살 누구나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이미 대상자들의 상당수가 예약을 마쳐 접속자 쏠림 현상은 덜할 것으로 보이지만, 질병청의 예약시스템 서버가 동시 감당할 수 있는 접속자 수는 30만건에 그쳐 접속 대기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 아이티 업계 관계자는 “질병청이 네이버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하는 보완책을 쓰고 있지만, 이는 대기표를 안정적으로 나눠주는 정도의 의미”라며 “대기표를 받은 사람들이 실제 예약 시스템으로 들어가는 문이 (30만건으로) 좁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긴 시간 접속을 대기해야 하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최하얀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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