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부에서 한 시민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인플루엔자(독감) 국가 예방접종 사업(무료 접종)이 오는 14일부터 시작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독감백신 접종 건수를 600만회가량 넘어서는 2680만회분의 백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6일 “14일부터 순차적으로 ‘인플루엔자 4가’ 백신으로 생후 6개월에서 만 13살까지 어린이, 임신부, 만 65살 이상 등 총 1460만명에게 무료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이 높은 고위험군이라 무료 접종을 받는다. 나머지 국민은 유료 접종 대상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과 독감 예방접종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을 고려해 정부는 대상군별·연령별 독감백신 접종 시작 시기에 차이를 두는 것은 물론이고, 고령층 접종 땐 사전예약을 활용해 접종 날짜와 의료기관을 분산할 계획이다. 우선 생후 6개월에서 만 13살 553만명 가운데 2회 접종 대상자(생후 6개월~만 8살 가운데 생애 첫 접종자)와 임신부 약 27만명이 9월14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 접종받는다. 1회만 접종해도 되는 어린이는 10월14일부터 접종을 받는다. 만 75살 이상은 10월12일부터, 만 70~74살은 10월18일부터, 만 65~69살은 10월21일부터 접종이 시작된다. 이들의 접종 기간은 내년 2월28일까지다. 지난해에는 ‘트윈데믹’(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 우려가 워낙 컸던 터라 만 14~18살, 62~64살도 무료 접종 대상자에 포함했지만 올해는 예년 수준으로 다시 접종군을 좁혔다. 지난해 막상 겪어보니 독감 유행 규모가 크지 않았고, 올해는 각 위탁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접종도 동시에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한 조처다.
특히 고령층이 접종하는 10~11월에는 현재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
ncvr.kdca.go.kr)이나 콜센터(1339 또는 각 지방자치단체 콜센터)를 활용한 사전예약 제도가 운용될 예정이다. 접종 시작 한주 전부터 예약할 수 있고, 대리 예약도 가능하다. 정부는 코로나19와 독감의 의심 증상이 비슷해 혼란이 생길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고위험군의 예방접종을 강조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이날 “코로나19와 독감 두 예방접종 간 접종 간격에 제한이 없고, 같은 날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다만 같은 날 접종할 경우 각각 다른 팔에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유행 속에 독감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사람이 늘면서 물량 부족 불안이 일기도 했다. 또 유통 중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가 생겨 안전성 불안이 커졌고, 이 때문에 이상 반응 신고가 급증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정부는 지난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 국민의 52%에 해당하는 2680만회분의 독감 백신을 확보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2020년 접종을 위해 정부가 확보한 물량 2391만도스보다 10% 이상 많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