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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코로나 확진자 ‘연내 1만명’ 가능성…전문가 “특단 대책 강구해야”

등록 2021-12-08 17:32수정 2021-12-09 02:33

하루새 확진자 2천여명 치솟아
연내 일일 1만명 가능성 짙어져
정부는 방역패스 효과 기대하며
재택치료 지원 등 경증환자 대책
전문가 “더 강력한 거리두기를”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75명(국내 7142명, 국외유입 33명)으로 7000명대를 처음 기록한 이날 서울시 송파구청 재난대응상황실 모니터에 확진자 수가 표시돼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175명(국내 7142명, 국외유입 33명)으로 7000명대를 처음 기록한 이날 서울시 송파구청 재난대응상황실 모니터에 확진자 수가 표시돼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7천명대에 접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연내 1만명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늘고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강력한 거리두기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재택치료 개선에 초점을 맞춘 의료대응 체계 개선 방안을 내놓은 채, 지난 6일부터 시행한 ‘방역패스’ 확대 등 ‘특별방역대책’의 효과를 조금더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7175명(국내 7142명, 해외유입 33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4954명)에 견줘 2221명이 증가했고, 지난주 수요일(5123명)과 비교해도 2052명이 늘었다. 위중증 환자는 840명으로 역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사망자는 63명으로 누적 사망자 수(4020명)가 4천명을 넘어섰다.

하루 만에 2천명이 넘게 확진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정부는 ‘주말효과 감소’와 ‘확산세 지속’을 꼽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매주 수요일 (주말에 감소했던) 검사량이 늘면서 확진자가 증가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이 맞물리면서 확진자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하루하루의 확진자 숫자보다 줄지 않는 고령층 환자 비중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계속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전체 확진자 4954명 중 60대는 18.99%(941명), 70대 이상은 12.32%(610명)이었으나, 이날은 각각 20.99%(1506명), 13.14%(943명)으로 더 늘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 증가는 단계적 일상 회복 때 예견됐던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보건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위중증 환자가 나오고 있어 추가적인 방역·의료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확진자 증가의 원인은 단계적 일상 회복 때문으로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금 일상회복을 멈춰야) 확진자가 1만명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본다”며 “긴급한 방역정책이 필요하고, 지난 2주 동안 발표했던 (특별방역) 대책에 더해서 추가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달 말 코로나19 포럼에서 내년 1월께 7천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1월 말께 확진자 수가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측보다 빨리 7천명대에 접어들었다.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보건의료 역량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8.7%다.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중환자 병상가동률은 84.5%로 연일 임계치를 맴돌고 있지만 중환자 병상은 전날(1254개)에 비해 하나 느는데 그쳤다. 재택치료자도 급증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 대상자는 1만7362명으로 전날(1만 6824명)보다 538명 늘었다.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인 환자는 860명으로 4일 넘게 대기 중인 확진자도 358명에 이른다.

지난달 초 일상 회복을 시작하면서 1만명까지 확진자가 나와도 감당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던 정부도 위중증 환자와 관련한 예측 실패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손 반장은 “중증화율을 1.6% 정도로 가정하고 지난해 12월에 견줘 중환자 병상과 감염병 전담병상을 3배 정도 확충했었다”며 “하지만 지금 중증화율이 다소 높은 2~2.5% 내외에서 발생하고 있어 중환자실 가동률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확진자) 약 1만명 정도까지는 견딜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위해서는 상당한 의료적 조정이 필요해 예정된 병상 확충 작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앞으로 확진자가 1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백신 접종완료자의 재택치료 생활지원비를 늘리고 동거 가족의 격리 기간을 줄이는 등 무증상·경증환자 대상의 재택치료 개선방안을 발표했을 뿐이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날 하루 확진자 수 증가를 놓고 확산세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연내 1만명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는 “일시적으로 7천명이 넘은 것으로 내일이나 모레는 조금 확진자 수가 줄어들 수 있겠으나 ,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어 올해 안에 1만명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며 “정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효과는 다음 주쯤 나타날 수 있고 , 효과가 나타나도 확진자 수는 결국 1만명을 넘어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특별방역대책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방역대책을 추가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백브리핑에서 “유행 추이는 인구집단의 방어능력(면역력), 이동량, 감염자 규모를 근거로 예측하는데 현재 감염자 규모는 사상 최대이고 이동량이 줄지 않는 가운데 예방접종(기본접종) 면역 효과는 약해지고 있다”며 “지금 상황으로 보면 확진자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의 깊게 상황들을 모니터링 해 특단의 조치를 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돼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도 계속 늘고 있다. 방대본 발표를 보면 이날 2명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확인돼 누적 변이 감염자는 38명이다. 감염자 모두는 경증으로 위중증으로 이어진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이재호 김지은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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