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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가짜 음성 나올 수도”…자가진단키트 확대 방침에 전문가들 우려

등록 2022-01-09 17:25수정 2022-01-10 02:33

15~30분 뒤면 결과 확인할 수 있지만
PCR검사와 견줘 정확성 44~65% 수준
특히 오미크론엔 “더욱 무력” 주장도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에서 한 간호사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소에서 한 간호사가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 것에 대비해 정부가 경증·무증상 환자에 대한 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를 도입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일선 의료진들은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지난 7일 현재 실시하고 있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더해 신속항원검사(자가진단키트)를 활용해 기존의 3T 방역 전략(검역·역학조사·진단검사)을 효율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경증·무증상자 검사 등에 대해서는 신속항원검사를 보편적으로, 보완적으로(유전자증폭 검사를 보완)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진단검사 우선순위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방역당국이 하루에 수행할 수 있는 PCR 검사 건수는 75만건이고, 현재 하루 40만건 안팎의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하루 확진자가 1만명까지 올라가게 되면 하루 검사 건수가 75만건을 넘어서게 되는데, 이 경우 진단검사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신속항원검사는 PCR 검사와 달리 별도의 검사장비도 필요 없고, 일반인도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직접 콧속에서 검체(비강)를 채취해 검사할 수 있다. 15~30분 사이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가 PCR 검사에 견줘 크게 떨어져 의료계는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혁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9일 <한겨레>와의 통화해서 “자가검사 결과 위음성(실제로는 양성이지만 음성판정)인 환자가 지역사회에 바이러스를 전파하면 오히려 자가진단이 코로나19 확산을 유발할 수 있다”며 “감염병 대규모 유행의 최후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가진단(신속항원검사)을 고려할 수는 있으나, 자가진단 검사 결과를 보완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키트는 제조업체에 따라 결과가 다르지만 대체로 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확연히 떨어진다. 지난해 7월 스위스 베른대학의 사브리나 교수진이 연구한 내용을 보면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판정)는 65.3%에 불과했다. 무증상 감염자에게선 민감도가 44%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돼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선 신속항원검사가 더욱 무력할 수 있다. 오미크론의 경우 바이러스 전파가 가장 활발한 감염 초기에 위음성 판정이 많다는 설명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지난달 의견문을 내어 “신속항원검사는 바이러스양이 많아야 검출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고, 오미크론 변이 검출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실험실에서 수행하는 임상시험 결과보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면 검체 채취방법의 미숙, 환경 영향 등으로 정확도 더 낮게 나타나는 부분도 우려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지난해 영국 학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했다가 위양성 학생이 속출하면서 논란이 일었는데, 대규모로 검사를 시행하면 위양성(실제로는 음성이지만 양성판정)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유럽에선 자가진단검사 키트가 배포되고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관리가 되지 않고 있고, 일반 대중의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목적으로 쓰지 않도록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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