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국내 검출률이 1주 사이 50%에서 80%로 증가해 우세종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가운데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계통 사례 6건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다만 해외와 달리 국내 유전자 증폭(PCR) 검사 체계에선 스텔스 오미크론에 해당하는 변이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텔스 오미크론이라고도 불리는 코로나19 세부형인 ‘BA.2’형이 1월 4주 국내 사례에서 6건 최초로 확인돼 1월 이후 해외유입 사례 25건과 국내 사례 6건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유행 중인 오미크론 변이(B.1.1.529) 계통(BA.1)의 세부 계통(BA.2)으로 덴마크와 영국, 인도 등에서 검출되고 있다. 영국 보건당국이 지난 24일 기준으로 분석한 초기 자료를 보면 가정 내 2차 감염률이 13.4%로 기존 오미크론 변이(10.3%)보다 높았고 전 세계 증가율도 덴마크를 중심으로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영국과 덴마크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BA.2가 BA.1보다 증가율이 다소 빠르고 입원율·중증 질환에 대한 백신 효과는 유사하다는 초기 분석 자료가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대상 수가 적어 정확한 분석을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특성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방대본 설명이다.
아울러 특정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으면 오미크론으로 추정했기 때문에 BA.2 유형을 확인하지 못했던 해외 초기 검사 체계와 달리, 현재 국내 PCR 진단검사 체계에선 모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계통을 분석할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국내에서 확고하게 우세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방대본의 변이 바이러스 검출 현황을 보면 1월 4주(23∼29일) 오미크론 검출률이 3주 차(16∼22일) 50.3%보다 29.7%포인트 증가한 80.0%(6455건 중 5163건, 나머지 1292건 델타형)이다. 지난해 12월 4주(12월19∼25일)까지 1%대였던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은 한 달 만인 1월 3주 차 50%를 넘어 우세종이 된 데 이어 80% 수준이 됐다. 지역별로 경북권 93.2%, 호남권 91.4% 등은 90%를 넘었고 충청권 80.8%, 강원권 79.4%, 경남권 77.9%, 수도권 72.1%, 제주권 56.3% 등 전 권역에서 우세종(50% 이상)이 됐다.
방대본 분석을 보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위중증률은 0.42%, 치명률은 0.15%다. 델타 변이 치명률 0.8%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이상원 단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그간 코로나19와 비교해서 전파력은 월등히 높고 위중증률이 낮음은 이제 명확하다”며 “병원체 특성이 변화함에 따라 대응 정책도 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위원회는 “오미크론 우세화로 확진자가 증가해 입원율은 높아졌지만 중환자와 사망자는 높아지지 않아 대응 역량을 유지 중이며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을 고려한 의료 대응 체계 전환과 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주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는 2주 연속 전국·수도권·비수도권 모두 ‘높음’(전체 5단계 중 4단계)으로 평가했다.
방대본은 2월3일부터 우선순위 대상자 유전자증폭(PCR) 검사 체계를 전환한다. 선별진료소에서 개인용 신속항원검사를 병행한 첫날인 29일 4만6170건의 검사가 이뤄졌고 양성은 0.9%인 429명이 확인됐다. 여기에 지난 26일부터 확진자·밀접접촉자 관리 기준을 변경했다. 병·의원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해도 마스크 등 개인 보호구를 적절히 착용한 의료진과 대기자는 접촉자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흡한 경우에도 예방접종 완료자(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90일 이하자)는 수동 감시 후 6∼7일 차 피시아르 검사로 격리를 대체한다.
최근 5주간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 1536명 가운데 64.3%인 988명은 백신 미접종자와 1차 접종자였고 2차 접종자는 27.5%, 3차 접종자는 8.1%였다. 전체 인구의 14.3%(2차 접종률 85.7%)인 미접종·1차 접종군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이다. 방대본이 1월16∼22일 예방접종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접종 후 확진된 사람은 사망 포함 중증 위험이 2차 접종자보다 5배, 3차 접종군 대비 13배 높게 나타났다.
먹는(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초기 투여자 63명 가운데 95.2%인 60명이 5일간 복용을 완료(발열 지속·미각 변화 등 3명 복용 중단)했으며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한 경우는 없었다. 개별 설문조사에 참여한 55명 가운데 80%인 44명은 증상이 호전됐다(모든 증상이 사라짐 23명, 상당히 호전됨 13명, 일부 호전됨 8명)고 답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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